Singularity [특이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 중의 천재 존 폰 노이만이 개념을 제시하고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를 통해 유명해진 (기술적) 특이점.
특이점이란 기술의 발전 속도가 종래의 예상을 뛰어넘어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발전하는 시점 혹은 그 변곡점을 말한다.
블랙홀의 사상의 지평선(Event Horizon) 내부 또한 특이점으로 불리며, 그곳에선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해 인류가 도저히 알 수 없는 불가지의 영역으로 알려져 있듯, 기술적 특이점을 지난 인류의 미래는 현재의 우리가 도저히 상상할 수 조차 없는 모습일 것이라는 예측불가의 예측이다.
저런 거대담론이 아니더라도 연구개발의 과정엔 작은 특이점이라 부를만한 점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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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
1월 27일 전자기선에 대해 생각했음
5월 11일 저녁에 맥스웰 전자기학에 대해 열심히 연구
5월 13일 오로지 전자기학
5월 16일 하루 종일 전자기학에 대해 연구했음
7월 8일 계속 전자기학 연구하고 있으나 성과가 없음
7월 17일 우울, 어느 하나 잘 되는 게 없음
7월 24일 일할 기분이 아니었음
8월 7일 리스의 논문 <마찰 전기>를 읽었음
내가 지금까지 발견한 내용들은 대부분 벌써 잘 알려진 것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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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과 고뇌가 일상이었던 하인리히 루돌프 헤르츠의 일기 중 일부이다; 우리가 주파수의 단위로 사용하는 바로 그 헤르츠 말이다.)
이런 지루한 싸움 끝에 아무리 해봐도 되지 않던 것들이 한순간에 풀리는 시점.
99번의 실패 뒤에 찾아오는 100번째 성공의 순간들.
한 발도 떼지 못하던 두 발 자전거가 힘차게 출발하는 바로 그 순간!
수 없이 도전하다 보면 이런 특이점은 언젠가 나타나기 마련인듯하다.
그러나 99번의 실패 = zero인 냉혹한 디지털적 현실 속에서 매일 반복되는 좌절의 일상을 살아가는 연구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 좌절 뒤에 우린 언제나 그랬듯 길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과 노력 끝에 발견하는 작은 성공의 순간들!
그 길을 함께 걷는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직장생활의 몇 되지 않는 장점(?)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