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일상으로의 초대
[시즌 1에도 한두 번쯤 넋두리를 늘어놓았는데, 오늘도 바로 그런 날이다. 봄을 맞아 화사롭게 시작해 보려는 시즌2였는데, 글쓰기는 역시 만만치 않다.]
일상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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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
요즘엔 뭔가 텅 빈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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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은 문화적으로 골든 에이지라고 할 수 있다. 30년가량이 지난 지금도 다양한 방송에서 그 당시의 노래들이 가장 많이 리메이크되고 있고,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이야 너무나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인해,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마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집에 설치된 TV 한 대는 부모님의 차지였고,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소년소녀들은 어두운 방 안에서 한 밤에 홀로 듣는 라디오가 제일의 친구이자 반짝이는 별과 같은 존재였다.
그 시절 심야 라디오를 지배하며 마왕이라 불리던 사나이… 신해철이 1998년 발표한 노래가 바로 일상으로의 초대이다. (물론 신해철의 이름 앞에 이렇게 길고 긴 설명을 붙이는 건 데이터의 낭비일 뿐이다. ‘그대에게’로 시작해 ‘N.EX.T’로 불타오르다 ‘민물장어의 꿈’을 꾸며 떠난 전설 그 자체이니 말이다.)
“위스키 브랜디 블루진 하이힐..”이 오가는 한밤의 재즈카페에서 고독한 담배를 피워댈 듯한 그가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기는 일상을 노래하다니!!
지난 수개월 충격적이고 적나라한 현실을 목도하니, 마치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빨간약을 먹고 깨어난 듯한 충격에 오히려 현실감각이 사라질 지경이었다.
그 거대한 고비를 넘었는데도, 일상으로의 복귀가 쉽지 않다. 역치 이상의 자극이 계속된 탓일까, 어떤 재미있는 드라마도, 흥미로운 책도, 글쓰기도 그리 흥미를 끌지 못한다.
마왕이 초대한 일상으로 하루빨리 복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