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로운 일상공상24

시작과 끝

by Parasol

매미는 가고, 귀뚜라미가 나타났다.


계절을 잊은듯한 한낮의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어스름이 지기 시작한 집 앞의 풀숲에선 언젠가부터 “맴~맴~”에서 “귀뚤~귀뚤~”이란 조금은 더 감성적인 소리로 BGM을 바꾸고 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날이 작년 9월 6일이었으니, 이번 주 글이 딱 일 년을 채우는 글이다.


멋모르고 시작한 브런치였는데 30개의 글이 담긴 브런치북 한 권과, 24번째 에피소드를 담은 두 번째 브런치북 도합 54번의 글을 남기고 있는 시점이다. (일 년이면 52주일 텐데, 처음에 어찌하는지도 몰라 연재일도 아닌 날 글을 몇 번 올린 탓에 편수는 52회를 넘기게 되었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일까..


시작한 일을 끝내려니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쳐간다.


영화 컨택트(원제: arrival)에서는 시작과 끝이 동시간에 존재하는 세계관을 가진 존재가 등장한다. 그들의 세계는 시작이 곧 끝, 끝이 곧 시작이다. 4차원의 존재가 시간의 방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듯 그들에게는 과거, 현재, 미래가 동시에 존재한다.


영화는 시간이라는 주제를 SF적 방식을 통해, 철학적이고도 환상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결국 우리에게 시간이란 무엇이고, 인생의 의미는 또 무엇인지를 뒤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끝을 향해 달려가는 나의 글들은 또 언젠가 시작이 되어 새로운 원을 그릴지도 모른다. 그 속에 또 얼마나 즐거운 이야기와 철학을 담을 수 있을지…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