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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Jun 01. 2021

스웨덴 룬드로 떠나다

기쁘기도 하지만 슬프기도 했던 스웨덴 룬드에서의 또 다른 시작

스웨덴 룬드 도착 첫 날 에어비엔비 숙소 창 밖이 너무 이뻤다. 지금은 너무 익숙해져버려 감흥도 사라졌지만...

미국에서 학사과정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1년 반의 휴식기간을 가진 후 다시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 스웨덴으로 떠났다. 스웨덴으로 오기까지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결코 쉬웠던 일은 아니었기에 드디어 스웨덴으로 떠난다는 생각에 기뻤었고 신이 났었다. 하지만, 점점 출국날짜가 가까워지고 내 짐이 점점 정리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 구석에는 애써 미뤄두고 외면해온 우울한 감정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미국에서의 유학생활은 정말 힘들었고 향수병은 스스로가 정신과 상담이 필요할 거 같다고 생각할 만큼 심각했었다. 스웨덴으로 떠나고 다시 그 힘든 폭풍 속으로 스스로 걸어간다고 생각하니 마냥 신나지 않았다. 아무것도 몰랐던 첫 미국행이 오히려 더 설레고 행복했을 것이다.


공항으 가는 길에  점점 부풀어가는 우울감에 엄마한테 오히려 날카롭게 대했고 출국 심사를 받으러 들어갈 때는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꾹 참으며 담담히 들어가려고 노력했다. 공항에 혼자 남자 눈물은 더 참을 수 없었고 조금 울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이후 스웨덴에 도착할 때까지는 오히려 정신이 없어서 슬픔을 느낄 새가 없었다. 스웨덴에 도착하고 첫날은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지냈다. 그날 밤도 역시 너무 피곤해 슬프지는 않았던 거 같다. 다음날도 Arrival day라는 오리엔테이션으로 바빴고 앞으로 2년 동안 지낼 기숙사에 도착해서도 청소하나 되어 있지 않은 엉망진창인 방을 청소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슬프지 않았었다. 내가 어느 날 갑자기 눈물이 터진 건 스웨덴에 도착하고 1주일은 지나서인 거 같다.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감정이 쏟아서 나왔다. 미국과는 또 다른 스웨덴은 너무나 낯설었고 앞으로의 일들이 걱정이었고 두려웠고 한국이 너무나 그리웠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는 거지만 그래도 스웨덴은 미국보다 나에게 친절했고 날 이해해줬고 도와주려 했다. 그 당시의 두려움과 슬픔은 미국에서의 경험을 똑같이 반복하게 될까 봐의 두려움이고 슬픔이었던 것 같다. 한국은 언제나 그립지만 그래도 스웨덴은 더 이상 두려움의 땅이 아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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