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맵다고 말하지 마라, 맵짠맵짠 '마라샹궈'

by 이 오늘내일

다들 점심식사 맛있게 하고 오셨나요?


저는 오늘 점심 메뉴로 '마라샹궈'를 먹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주로 혼자 도시락이나 배달음식을 이용하는 혼밥러로서,

음식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사실 남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요.

하루 중 유일하게 나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하고

오전 근무 동안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휴식시간인 만큼

점심메뉴 선정에는 점점 더 심혈을 기울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이상하게 이번주는 계속 머리도 아프고 잠도 많이 못 잔 몸이 찝찝~한 상태라서

건강은 무시하고 매운맛 3단계로 맵짠맵짠의 대명사인 '마라샹궈'를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 아래 인증샷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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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麻辣)'는 얼얼하게 맵다’는 뜻으로

마(麻)는 혀를 마비시키는 화자오(산초)의 얼얼한 맛, 라(辣)는 고추의 매운맛을 의미합니다.

'샹궈(香锅)'는 직역하면 ‘향기로운 냄비’ 정도로,

각종 재료를 한꺼번에 볶아 낸 매운 볶음 냄비 요리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마라샹궈는 전통 요리라기 보다는 2000년대 초 현대사회에 들어와

중국 쓰촨성과 충칭 지역을 중심으로 국물 요리인 마라탕에서 파생되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라샹궈는 냉장고 털이 요리의 중국 버전이라는 말도 있어요.
다양한 재료(고기, 해산물, 채소, 면 등)를 골라서 한꺼번에 볶아먹는 방식이라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먹고 싶은 거 다 골라 담자!”라고 하며 즐겼고, 순식간에 중국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한 썰에 따르면, 마라탕 가게 사장이 국물 만드는 게 귀찮아서 재료만 볶아서 내어줬더니

손님이 오히려 좋아하며 소문을 내자 바이럴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답니다.


여러분이 마라샹궈에 꼭 넣어 먹는 재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재료는 바로 '감자 슬라이스'입니다.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감자에서 나오는 녹진한 녹말가루가 마라샹궈의 감칠맛을 더 끌어내고

감자 슬라이스 자체도 기름과 양념을 흡수해서 양념의 풍부한 맛을 응축해서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요.

감자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식감과 고소한 향 역시 마라샹궈와 환상의 궁합을 만들어냅니다.

아삭아삭한 숙주와 탱탱한 중국식 당면도 빼놓을 수가 없고, 우삼겹도 시켜서 단백질도 충전해야겠지만요.


최근에 만난 친구랑 마라샹궈 식당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샹궈에 새우와 오징어, 어묵 등 해산물 중심으로 담아서 먹더라고요.

마라탕과 마라샹궈는 무조건 고기의 기름맛이 최고다고 생각했던 만큼

친구의 재료 선정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사람의 얼굴도, 성향도, 라이프 스타일도 모두 다른 만큼

음식 역시 다양한 맛과 조리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매력있는 '문화'의 영역이지 않을까요.




마라샹궈는 중국 내 각 지역별로 그 맛과 스타일에 모두 차이가 있습니다.


'쓰촨(四川) 스타일'은 정통 원조의 맛을 내는 지역으로 가장 얼얼하고 매운 맛을 특징으로 합니다.

산초를 아낌없이 넣어 혀가 얼얼할 정도이고 많은 기름을 써서 향과 기름맛이 강하게 납니다.

향신료(팔각, 계피, 진피 등)도 다소 많이 들어가는 편으로 중약의 향이 세게 나기도 합니다.


이에 반해 '상하이(上海) 스타일'은 덜 맵고 달콤한 맛을 특징으로 하며,

단맛이 가미된 양념을 쓰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하이 사람들은 매운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마라보다는 ‘샹(香, 향)’에 집중하는 경우도 많고 재료 선택에서 해산물 비중이 높다는 차이점도 있습니다.


'충칭(重庆) 스타일'은 진하고 자극적인 맛으로 쓰촨보다도 더 진하고 기름진 맛을 지닙니다.

사실 충청은 마라샹궈보다는 훠궈의 지역으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샹궈의 이미지를 떠올려도 다들 느끼실 수 있는 것처럼 건조하고 강한 불맛이 특징입니다.

내장류, 오리 혈전(鸭血), 돼지곱창 등의 부속품을 즐겨 넣는 경향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베이징(北京) 스타일'은 대중화된 퓨전형 스타일로

향신료 사용이 다소 절제되어 있고, 맵기 조절이 쉬워 한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샤브샤브 느낌의 깔끔한 맛으로 외국인과 내륙 외 지역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소스를 활용해서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을 가미하여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쓰촨·충칭: 본토의 강력한 마라맛이 특징, 매움&얼얼함&향신료 폭탄

베이징: 조절 가능한 퓨전 스타일, 입문자에게 좋음

상하이: 부드럽고 단맛 있는 샹궈, 해산물 즐기는 도시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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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마라샹궈는 '새로 다래'와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 생각하는데요.

샹궈의 매운맛을 소주가 깔끔하게 감싸안아주는 느낌입니다.

향신료 때문에 입이 종종 텁텁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소주 한 잔으로 그 불쾌한 잔여감을 한 번에 씻을 수가 있어요.

맥주도 물론 좋지만 특유의 무거운 맛과 탄산 때문에 저는 소주를 선택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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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맛있는 맛, '마라샹궈' 이야기로 저의 음식 일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