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DHP) 최윤섭 대표 파트너의 보도자료 잘 쓰는
보도자료는 말 그대로, 회사의 입장에서 기사로 보도되었으면 하는 내용을 언론사에 드리는 것입니다. 언론사나 기자들이 아무리 정보망이 좋아도 세상의 모든 소식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저희 회사에 이런 중요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고 회사에서 먼저 언론사에 알려주는 것입니다.
보도자료는 사실 회사와 언론사 모두에게 이득이 됩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일을 기사로 낼 가능성이 생겨서 좋고, 언론사의 입장에서도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는 기사거리를 받게 됩니다. 보도자료는 언론사의 입장에서도 중요한 기사의 소재가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DHP에서는 보도자료를 아래와 같이 조금 더 쉽게 정의합니다.
기사를 기자 대신 우리가 써주는 것
이 정의는 이후에 ‘좋은 보도자료의 조건’을 논할 때도 등장할 것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추가 수정 없이 그대로 기사로 바로 내어도 좋을 정도의 글이 가장 좋은 보도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에게 보도자료는 왜 중요할까요?
무엇보다도, 보도자료는 회사의 소식을 외부에 ‘무료로’ 홍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 중의 하나입니다. 리소스도 부족하고, 존재감도 부족한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언론사에 기사가 난다는 것은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기사를 통해서 시장, (잠재) 고객, (잠재) 투자자, 주주, 직원들, 심지어 직원들의 부모님.. 에게 회사의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알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것도 무료로요.
보도자료를 통해서 기사가 나가는 것에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종종 ‘보도자료로 기사를 내려면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느냐’ 하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보도자료 보내는 것은 ‘공짜’입니다. (기사를 내어주겠다고 금전적인 대가를 요구하는 기자는 사짜입니다.)
조금이라도 좋은 일이 있으면, 웬만하면 보도자료를 내보내는 게 좋습니다. 기사로 나가지 않아도 좋습니다. 기사로는 안 나가도 기자님들은 보도자료를 봅니다. 기자님들께, ‘이런 회사도 있네?’ 하는 정도의 인상을 주는 것만 해도 좋습니다. 이렇게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알려놓으면 나중에 중요한 인터뷰 기회로 돌아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사실 스타트업의 보도자료는 몇몇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들은 웬만하면 대부분 기사로 내어주시기도 합니다. 특히, 스타트업이 보도자료를 보낼 때는 플래텀 과 VentureSquare는 필수입니다.
그러면 보도자료는 어떻게 써야 할까요? 앞서 언급했듯이 ‘진짜 기사를 대신 써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쓰면 됩니다. 내가 기자로 빙의해서, 우리 회사를 취재한다고 가정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전할지를 고민해보면 됩니다.
기사 잘 쓰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팩트에 기반해서, 6하 원칙에 충실하고, 두괄식으로, 문장은 간결하게, 불필요한 형용사는 없이... 너무 어렵습니다. 원칙적으로 좋은 보도자료를 쓰기 위해서는 기사를 많이 읽으시고, 또 많이 써보셔야 합니다. 뻔하지만 다독, 다작, 다상량이죠.
하지만 기사를 잘 쓰는 건 어렵고, (초기) 스타트업은 PR 담당자도, 대표가 보도자료 쓸 연습을 할 여력도 없지요. 다행히도 보도자료에는 약간의 템플릿이 있습니다. 특히, 투자 유치와 같은 스타트업이 자주 내는 종류의 보도자료는 거의 기사의 흐름, 구성이 정해져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으시면, 플래텀이나 벤처스퀘어 등에 올라오는 비슷한 목적의 (예를 들어, 투자 유치) 기사를 여러 개 읽어보시면 됩니다.
- MS워드로 작성하시면 됩니다. (추가. 기자님들께서 아래한글에 더 익숙하신 분이 많다고 하시네요. 한글이 편하시면 한글을 쓰셔도 될듯합니다. 다만 저는 MS 워드로 보내서 문제가 된 적은 없습니다)
- 제목을 잘 정하시면 좋습니다. 기자님들의 눈에 들기도 좋고, 또 이 제목이 그대로 기사로 나가기도 합니다.
- 제목 이외에 부제를 두 개 정도 넣어주시기 바랍니다. 기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부제도 기사에 그대로 나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 단락별로 두괄식으로 쓰세요. 두괄식, 두괄식, 두괄식. 그래야 독자들이 이해하기가 좋습니다.
- 정량적 수치 등을 추가해주면 좋습니다. (통계 자료, 기업의 구체적 실적 등) 기사의 내용도 풍부해지고, 공신력도 높아집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수치는 정말로 정확해야 합니다.
- 반대로, 정성적인 내용은 자제해야 합니다. 기사는 가치판단 없이 무미건조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쓰셔야 합니다. (특히, 회사 자랑을 정성적으로만 푸는 경우는 역효과가 납니다. 회사 자랑은 반드시 정량적 지표와 함께.)
- (정성적) 회사 자랑은 대표자의 코멘트 부분으로 따로 빼시면 됩니다. 대표자는 자기 회사에 대해서 자랑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보통 대표자의 코멘트는 기사의 거의 마지막 부분에 들어갑니다.
- 본문에 이미지가 꼭 삽입되어야 합니다. 이 이미지는 나중에 기사가 SNS에 공유되었을 경우 썸네일이 됩니다.
- 보도자료의 마지막에는 회사의 이름, 로고, 개요, 홈페이지 등을 정리해서 써주시고, 대표자나 담당자의 연락처 등을 써두셔야 합니다. 특히, 기자님이 추가 취재나 인터뷰 등을 원하실 수 있으므로, 대표자나 담당자 연락처를 꼭 남겨주셔야 합니다.
- 맞춤법 검사는 필수입니다. 사소할 수도 있지만,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기사를 대신 써주는 것이 보도자료’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맞춤법이 틀리면, 보도자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신뢰가 떨어지면 기사로 나갈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보도자료는 해당 보도자료에 관심이 있을만한 기자들 ‘전부’에게 단체 이메일을 보내는 겁니다. 평소에 해당 분야의 주제를 취재하시는 기자님들의 메일 주소를 모아두셨다가 bcc (숨은 참조)에 넣으셔서 단체 메일로 보내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 기자님들의 연락처를 잘 정리해두셔야 합니다. 기자님들은 언론사 간의 이직이 잦으시고, 부서나 출입처가 자주 바뀌시기 때문에 바뀐 정보들을 평소에 잘 업데이트하고 계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희 DHP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을만한 기자님들의 리스트를 저희 팀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기자님들의 연락을 받으셨을 때, 취재나 인터뷰에 잘 응해드리시기 바랍니다. 그 기자님들께서 나중에 보도자료도 기사로도 잘 내어주십니다.
메일을 송부하시는 시간은 오전 8시 정도에 예약 메일로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그때가 기자님들이 하루의 기사거리를 찾기 시작하시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대기업들도 그때 보도자료를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금 더 눈에 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8:01에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모두가 8시에 보도자료를 보낸다면, 8시 1분에 보낸 보도자료가 제일 위에 뜰 테니까요.
메일을 보내시는 요일은 월/금은 피하시고 화/수/목에 보내시는 것이 좋습니다. 월요일은 주말 동안의 뉴스가 한 번에 쏟아지기 때문에 묻힐 가능성이 높고, 금요일은 하루만 지나면 주말이기 때문에 뉴스의 지속성이 짧습니다.
때문에 화/수/목이 좋고, DHP에서는 (뉴스가 주중에 하루라도 더 지속될 수 있도록) 화요일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메일에는 기사와 관련되는 대표 이미지를 1-2개 첨부하시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보도자료 본문에 들어가는 이미지의 고화질 버전이면 됩니다.)
보도자료가 온라인 기사로 나갔을 때, 이것이 SNS에 공유될 경우 썸네일로 사용될 이미지여야 합니다. 썸네일은 SNS에 공유된 기사의 클릭률을 위해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이미지는 어쩌면 본문보다도 더 정성 들여서 고르실 필요가 있습니다. 추가로 SNS 썸네일에 최적화된 사이즈까지 고려한 이미지라면 더 좋습니다.
메일의 본문에는 보도자료를 요약해서 기자님들에게 ‘왜 이 보도자료가 기사로 나가야 하는지’를 간략하게 써주시면 좋습니다. 이 관문을 넘어야, 기자님이 첨부된 보도자료를 클릭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메일 본문에도 기사를 보내는 분과 스타트업 대표님의 연락처 (전화번호와 이메일)를 꼭 써주시기 바랍니다. 기자분들이 보도자료를 보시고 만약 후속 취재를 하고 싶으실 때, 연락처가 없으시면 곤란하니까요.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PR 담당자가 없으실 테니 대표님이 직접 하셔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7년 차 투자사 DHP의 노하우가 초기 스타트업의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