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연구실에 초대합니다 클릭하신 당신 이미 초대되었어요

by 이 경화
작성자: K.LEE 교수 (박사학위 없음)





아, 오셨네요.
좀 늦으셨습니다. 저야 뭐, 기다릴 줄 압니다.
일상에 몰입하는 사람은 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커피? 물? 아니면... 감정선? 뭐든 드릴 수 있습니다.

여긴 K 교수의 은밀한 과몰입 연구실입니다.
정식 명칭은 ‘비공식 생활심리 관찰 및 감정 리액션 실험소’인데,
길어서 그냥 줄였어요. 어차피 아무도 기억 못 하더라고요.

저는요––
엘리베이터 안에서 누가 말없이 층수를 바꾸면
그 사람의 인생사와 성격 구조를 3분 안에 추측할 수 있고요.
식당에서 물부터 따르는 사람과 수저부터 챙기는 사람의 차이점에 대해
3년째 필드워크 중입니다.

이 연구실의 특징이요?
아무도 부탁하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그게 또 매력이죠.
세상에 필요한 연구는 늘, 처음엔 비웃음을 사게 돼 있습니다.
아인슈타인도 그랬고,
저도... 뭐, 간장계란밥 연구로 한 번 그런 적 있습니다.

제 연구는 간단합니다.
사소한 걸 오래 바라봅니다.
그리고 웃습니다.
때때로는 그 웃음 사이에 울컥, 들어있기도 하죠.

혹시 당신도 그런 사람이신가요?
말 한마디에 혼자 사흘씩 앓는 사람.
친구가 “별일 없지?” 했을 때, 그 “별일”에 들어 있는 침묵이
마음에 콕 박히는 그런 감성.
그렇다면––

반갑습니다.
당신은 이미 이 연구실의 잠재적 조교입니다.

앉으시죠.
오늘은 ‘마침표 없는 사람의 심리구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장판에 앉아도 좋고, 실험대에 기대도 좋습니다.
이 연구실은 웃어도 되는 곳,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관찰은 이미 시작된 곳이니까요.

※ 단, 한 가지 주의사항.
이 매거진은 읽으면 읽을수록 사소한 게 자꾸 궁금해지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중독에 유의하세요. 1화부터 흥미 진진 하다니까요
(해독제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