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고 싶은 대로 읽는 글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정의 할 수 없는 무언가.
뭐라 할까 며칠 째 되새겨봐도 끝내 알 수 없음으로부터 오는 무기력함은 분분히 찾아오기 마련이다. 슬피 우는 이 나 하나. 개인의 슬픔을 대중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너의 슬픔은 온전한 너의 경험이 아니다'이라고 말할 사람들과 나와 같이 경험을 곱씹으며 감정의 밀도를 음미할 사람 역시 존재하므로 오늘 밤 너무 슬프게 잠들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간의 감정이란 얼마나 한 없이 가볍고 또한 초라한가. 그 비루함에 기대어 흘려보낸 노래는 또한 얼마나 애처롭고 쓸모없음인가.
다만 지금 내가 누리는 인간으로서의 의무는 굉장히 파멸적이면서도 또한 내가 아니라면 표현해 나갈 수 없는 영웅적인 면모를 가진 숙명이라고도 지칭할 수 있겠다.
내가 꼭 감당해야만 하는가. 세상에 쏟아 넘치는 작가들과 시인들 그리고 작사가들의 시와 노래가 온전한 한 문장으로 나의 말을 대신할 수 없는 것인가. 몰입을 앞둔 결정적인 순간에 그들은 여지없이 사랑의 결말과 자신들의 경험을 일 푼 얹은 대게 슬픔은 이런 것이다 우리에게 주입하곤 한다.
나는 순수한 우리의 감정을 고백하길 원한다. 그것이 순수한 표현이 아닐지라도. 지난날 숱하게 고백한 자신의 모든 표현이 스스로를 숨기는 어떠한 변명일지라도.
사랑 앞에 우리는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그러면서 정의할 수 없는 무언가를 경험한다. 사랑의 종류과 표현할 모든 경험이 다를지라도 우리는 결론을 경험하기까지 어떠한 확신도 갖지 못한다. 만약 끝내 도달할 결론이 한 가지로 귀결된다면 우린 같은 목표를 향해 제각각 무의미한 희망을 품고 행동하는 꼴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사랑은 시작과 함께 여러 결말로 나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