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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운 Aug 28. 2023

[짧은 생각,시] 떠나가자

선아정아의 '도망가자'을 오마주

떠나가자

그냥 그러고 싶단 핑계를 대고

처음 웃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떠나가자

함께 남겠다는 말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민들레씨가 이듬해까지도 남지 않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떠나가자

짐 같은 거 쌓아 두지 말고

쓰고 찬 것들 두고 가면 돌아오기 싫어지니까

그냥 그런 거 남겨두지 말고


대신 아직 내가 모르는 것들 죄다 채우고 가면

고단한 하루의 청춘이

집에 온 택배가 기다려져

웃음 섞인 숨 터헉 뱉으며 뛰어가듯이

그런 맘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그니까 그런 것만 남겨두고

이유 모르게 떠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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