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으로 MZ, 베이비부머 이해하기
24세 딸이 아빠의 정년 은퇴 후 취준 일기를 대신 씁니다.
최종 목표는 보수적인 베이비부머 아빠가 스스로 글을 써서 돈을 벌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현재 할머니 옷에 이야기를 입혀 청년들에게 파는 '할매옷장'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종 목표는 '세대 간 이해'입니다.
아빠랑 언니가 내 앞에서 내 얘기를 하다가 걸렸다.
아빠가 취업 준비를 하며 힘들었던 일을 언니한테 털어놓으면서
(원래 힘든 얘기 안 하는데 주차장에서 일하는 게 많이 힘들었나 보다)
"쟤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고 사는지 모르겠다"라는 식의 나에 대한 뒷담을 했다.
아빠의 할매옷장(@halmae_closet)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다.
아빠는 '빈티지 의류' 트렌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그냥 '헌 옷 장사'라고 말한다.
아니 입던 옷 파는 건 맞는데,
그게 취향인 사람, 환경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팔린다고요;;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은
'시니어 옷장 속 잠들어 있는 옷에 이야기를 담아 판매'하는 일이다.
옷을 매개로 할머니 할아버지와 청년 세대를 연결한다.
버려지는 옷과 버려지는 노인의 자원(이야기, 지혜)을 되살리고자 한다.
단순한 옷 장사랑은 거리가 멀다.
옷을 가져오고, 시니어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1월 1일을 맞아 일일이 새해 인사까지 드리려면 시간이 족히 세 배는 걸린다.
아빠는 이걸 딱히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 아빠도 곧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하는 나이가,
노인이 된다.
그리고 노인인 아빠의 자원도 낭비되고 있다.
1) 새로운 자격증 따서 재취업하기(ex. 지게차, 전기기능사 등)
2) 자영업 하기(ex. 치킨집, 카페, 편의점 등)
3) 자격 요건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직무 선택하기(ex. 주차장 관리요원, 아파트 경비원 등)
티어를 따지자면 1>2>3인 것인데, 문제는
1. 자격증을 따도 취업은 잘 안 됩니다.
지게차 자격증 시험장 가면 아저씨들 엄청 많습니다.
막상 면접 가면 경력 없다고 안 뽑히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2. 자영업은 시드머니가 있어야 합니다.
그마저도 회사만 다니던 양반들이 가게 망하고 퇴직금 회수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이 길로 서울에 자가 있던 김 부장은 부동산 사기를 당해 서울 자가를 팔았습니다)
3. 이마저도 경쟁률이 높아 쉽지 않습니다.
요즘 아파트 경비원 취업도 60-80대 사이에서 경쟁률 빡셉니다.
작은 파이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경쟁이 심화되었습니다.
이대로는 답이 없습니다.
방법은 정말 없을까요?
이 모습... 어딘가 낯설지 않습니다.
아하!
익숙하네요.
제 나이가 벌써 24이라 친구들이 다 MZ세대 취준생입니다.
그래서 더 익숙합니다...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안색이 안 좋아지는 게요...
요즘 청년들은 AI와 경쟁합니다.
효율도 빠르고 잠도 안 자는 ChatGPT가 인간이 하던 일을 다 해줍니다.
헉, 여긴 원래 있던 파이도 사라졌네요.
그래서 요즘 청년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AI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합니다.
새로운 질문을 찾고, 자신만의 답을 찾는 연습을 합니다.
그러나,
아아... 이제 가슴이 턱, 막히는 겁니다.
베이비부머가 일자리가 없는 이유=일자리가 적어서
청년이 일자리가 없는 이유=일자리가 없어져서
그래서 청년이 하고 있는 것=새로운 일자리 만들기
근데 베이비 부머가 하고 있는 것=이해하려고 하지도 않기
그래서 제가 하는 일은,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지금의 상황을 이해시키는 일입니다.
답이 없을 것 같은 문제에 답을 내고 있는 중이니
딸의, 청년들의 도전을 가로막지 마시라고...
청년이 새롭게 문제를 발견하고 그걸 해결해 돈을 버는 사례를 만들면,
베이비부머 세대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단, 기회는 '새로운 세대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사람에게 갈 것입니다.
ex. 박막례 할머니, 김종구님(인스타: @bellnine59)
회사에 들어가 톱니바퀴처럼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이 더더욱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은퇴하신 선생님들께서 해주실 일은,
청년 세대를 이해하려는 시도를 해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빠는 제 글을 보고 깨닫는 바가 있으시다면, 글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딸이 새로운 문제 찾아서 해결하려는데 아빠의 글이 필요하다고요...
이해하려고 노력하시다 보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ChatGPT가 뭔지 알게 되실 거예요.
이 글을 읽으시는 중년 분들도 제가 도와드릴게요!
저와 3년째 함께하시는 73세 시니어 팀원 분도 챗지피티로 영어 공부 하십니다.
핑계 금지입니다.
이제는 나이 드셨어도 세상의 속도 따라가셔야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