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빼앗는 손

퇴사하는 날 (3)

by 오박사

"으에?"


너무 놀란 나머지,

나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괴성을 내뱉고 말았다.

손등에 살짝 삐져나온 자그마한 솜털들을 느끼지 못했다면,

내 손인지 아닌지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손의 움직임은 자연스러웠다.


‘이게 뭐지? 술이 덜 깬 건가?’


나는 상준이에게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기 위해 휴대폰을 들었다.


‘…?’


휴대폰 잠금이 열리지 않았다.


‘… 설마?’


그 순간 소시라 치게 불쾌한 생각 하나가 등줄기를 타고 지나갔다.

지금 내 오른손이 내 것이 아니라면?

머리에 스치는 불길한 느낌을 지우기 위해 확인이 필요했다.


"지문 확인하는 법이... 젠장!"


습관적으로 손을 뻗은 곳엔 휴대폰이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간단한 검색마저 휴대폰을 필요로 했다.

일단 급한 대로 등록해 둔 패턴으로 잠금을 열고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상준아, 우리 어젯밤에 아무 일 없었어?”

“응? 무슨 소리야?”

"나 어젯밤에 기억이 하나도 없어."

"어제 뭐 했는데?"

"어제 소맥 마실 때부터 기억이 아예 나질 않는다니까?"

"아니 그러니까, 소맥을 누구랑 먹었는데?"


휴대폰을 돌려 수신자 이름을 확인했으나 상준이가 맞다.


'음? 내가 말을 잘못 전달한 건가?'


"어제 우리 퇴사 기념으로 수신막차 갔었잖아?"

"나는 어제 장례식 가야 해서 일찍 조퇴했었잖아.

다른 사람이랑 착각한 거 아니야?"


혼란스럽다.

그럼 나와 어제 같이 있었던 건 누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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