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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는 책책책 May 28. 2024

'보통 엄마'가 '불량 엄마'가 되는 현실

아이 키우기 너무 힘들다 

대한민국 출산율이 0.6대 목전이다. 청년 10명 중 6명은 자녀 계획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아이를 낳지 않고 있는 것일까?   

   

21세기를 살아가는 부모는 그 어느 때보다 뼛속 깊이 아이에 대한 책임을 강요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도 항상 자문한다. 나는 어떤 엄마인가? 나는 좋은 부모일까? 우리 아이들은 행복할까? 나는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아이에게 어떤 엄마로 비칠까? 나는 아이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있을까?      

엄마가 되면서 아이들 일정에 나를 맞췄고, 아이들 음식에 신경을 써야했고,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하는지, 친구들과 사이는 좋은지, 주변에 나쁜 친구는 없는지, 학교 수업은 잘 따라가고 있는지, 또래에 비해 공부양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등등 고민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실제로 내 할머니, 그리고 내 엄마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부모의 역할에 대해 많은 의문을 던지면서 자녀를 양육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급했던 이유이기도 했고, 경제 계발이 시급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부모와 자녀 문제에 대한 관심은 크게 없었던 거 같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부모와 자녀의 애착 관계가 중요하다는 내용의 책이나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책들이 출간되면서 자녀 심리나 육아법에 대한 책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는 좋은 부모 되기,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는 법,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는 법 등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부모들은 공부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엄청나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부모들은 잘 쉴 수가 없다. 퇴근 후에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하고, 아이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하고, 아이의 학업성적에 신경을 써야하고... 덕분에 내 고민은 두 배가 된다.      

나도 누구보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었기 때문에 자녀 교육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최고가 된 내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슈퍼맨 같은 엄마들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대부분의 책들은 엄마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아이의 발달, 건강, 행복에는 엄마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책 내용 대부분은 부모에게 성숙한 사람이기를 요구하는데 아이 육아에 관련해서는 감정 소모도 크고, 노력 대비 성취감,  금전적인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육아를 하면서 엄마들은 번 아웃이 오기도 하며 또 아이에게 큰 소리라도 친 날이면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얼마 전 모 의대생이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신만의 공부법을 책으로 출간해서 특강을 열었었다. 집이 근처기도 해서 책을 읽고 특강에 참석했다. 그는 자신만의 공부법 이야기를 하면서 엄마 이야기를 참 많이 했는데 학습 습관 대부분은 엄마가 정해준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그 의대생이 책을 내야할게 아니라 엄마가 책을 내야할 거 같을 정도로 엄마가 공부에 많은 참여를 한 게 보였다. 결과론적으로 그 의대생이 공부를 잘했던 건 8할 이상이 엄마 덕분이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자신의 엄마는 학원을 정할 때에도 내게 몇 가지를 준비해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공부를 절대 강요하지 않으셨지만 자연스럽게 내가 예습, 복습을 할 수 있게 하셨다. 내가 공부할 때에는 내 옆에서 문제 개념을 읽어주시면서 나를 도왔다. 과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책들을 읽게 했고, 학국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슨 책을 읽게 하셨다. 또 수학은..영어는...  과학 잡지를 구독해주셨는데 어려워하는 거는 빼놨다가 잠자기 전에 읽어주셨다. 초등 기간 동안에는 잠들기 전 30분 동안에는 엄마가 꼭 책을 읽어주셨다 등등.      

이처럼 요즘에는 ‘코칭 맘’이 대세가 되면서 나 같은 보통의 엄마들은 ‘문제 엄마’가 된 기분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똑똑한 엄마들의 경험담은 또 얼마나 보통 엄마들을 불안하게 만드는가. 이제 '좋은 엄마'가 되기 어렵고 보통의 엄마가 '불량 엄마'가 되는 현실이다.     


코칭 엄마가 되려는 순간, 아이와의 갈등이 생기게 된다. 나 역시 불안한 마음에 아이에게 이것저것을 시켰다. 나도 너무 귀찮고 하기 싫은데 내 아이를 위해서 꾹 참고 하려는데 내 아이는 적극적이지 않았다. 

나는 너를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데? 

아이에게 왜 이걸 엄마와 함께 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그런데 내가 하는 말들을 잔소리로 느끼는 듯했다. 나도 모르게 서운함이 폭발했다. 화를 쏟아 부었는데 미안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육아를 하면서 한 번씩 번 아웃이 오는 거 같다. 그럴 때마다 되뇌인다. 


"너무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하지 말자. 완벽한 부모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완벽한 부모는 아이에게 해로울 뿐이다. 왜냐하면 완벽한 엄마 밑에 있는 아이는 늘 부족한 아이일 수밖에 없으니까.      

나는 100점 엄마다. 언제든지 내 아이들을 보면서 환하게 웃어줄 수 있고, 안아줄 수 있고, 항상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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