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아침 수영을 했었다. 엄마랑 같이 왕초급반부터 시작했다. 우리 엄마는 물에 들어가는 것도 무서워했던 사람이다. 어느 정도였냐면, 수영장 사다리를 붙잡고 연신 ‘물 무서워요’를 외친 인물이시다. 지금은? 킥판 없이도 물살을 가른다. 초보들 중에서 가장 잘한다. 그 레인 중 일등이다.
그렇게 하기까지 엄마는 엄청나게 연습했다. 수업이 끝나면 둘이 남아 이십 분 정도 특훈했다. 나는 금세 접영까지 배울 만큼 실력이 나쁘지 않아서 엄마만의 수영 선생님이 될 수 있었다. ‘엄마, 다리를 이렇게 차야지 더 잘 나가지’, ‘엄마, 몸에 힘을 더 빼봐’ 그러면 당장은 못해도 다음 번엔 좀 늘고 그러다 다음 주엔 성공했다.
엄마는 묻는다. ‘엄마 하는 거 봤어? 잘했지?’ 그러면 나는 ‘응 완전 늘었어. 잘했어’ 대답한다. 이 대화 순간이 이상하게 애틋한 거다. 강사로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학생이 일취월장 하는 것 아니겠나. 문득 엄마의 마음도 이랬을까 궁금해졌다. 엄마의 첫 학생은 나였을 테니까.
나는 엄마라는 인생 선생님에게 아주 중요하고도 많은 것들을 배웠다. 기억은 안 나지만 걷는 법이나 숟가락을 쥐는 법 따위를 그녀는 알려줬을 것이다. 옆에서 손 잡고 한 발 한 발 걸음을 떼줬을 거고, 수백의 넘어짐 끝에 그녀의 손이 더는 필요하지 않는 순간 박수치며 기뻐했을 테다. 어떤 단계를 뛰어넘는 건 그게 뭐든 참 극적인 일이다. 이젠 내가 엄마의 그 순간을 지켜본다. 인생 최초이자 최고 스승의 성장을 바라보는 건 마음 참 이상해지는 일이다.
저번 자유 수영에선 엄마가 뜬금없이 ‘물 속에서 만나자!!!’ 했다. 자유형 하며 숨을 다 쉬고 얼굴이 물 속으로 들어갈 때, 옆 레인의 엄마와 눈을 맞추고 손 흔들며 인사했다. 그러다 둘 다 웃음이 터져 동시에 물 먹고 일어났다. 코가 매워 죽겠는데 막 웃었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우리 엄마 수영 참 많이 늘었다는 거고, 다른 하나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죽을진 모르겠지만 그 순간엔 분명 수영장의 진한 소독 냄새가 코를 스쳐 지나가겠다는 확신이다.
지구의 칠십 퍼센트는 바다라고 한다. 작년 여름이 그렇게나 행복했던 이유는 함께 갈 수 있는 세상이 그만큼 더 넓어져서일 거라고, 엄마만의 개인 수영강사는 아주 그냥 완전 이백 퍼센트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