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나는 그 동네가 너무나 따뜻했다.

#콘텐츠가 콘텐츠를 말한다 - 나의 아저씨

by 조주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tvn `나의 아저씨`



좋은 인연이야

귀한 인연이고

가만히 보면 모든 인연이 다 신기하고 귀해

갚아야 돼

행복하게 살아 그게 갚는 거야.


- 봉애-



드라마 인물인 지안의 할머니인 봉애가 지안에게 말했던 저 대사가 '나의 아저씨'란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걸 생각해주었고 때로는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 흘리게 했던 것 같다. 중학교를 다니던 나와 친구에게 '어머니'가 해주셨던 말씀과 너무도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가출도 잦고 항상 나쁜 일과 연루됐다. 친구를 옆에서 바라보는 시점에서 점점 나와는 뭔가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았고 나는 자연스레 거리를 두게 됐다. 하지만 그 친구가 특이하게 보였던 모습 중 하나인, 우리 어머니에게는 90도 인사를 했다는 점이다. '어머니'에게는 항상 인사성이 좋았고 어머니에게 상담을 하러 찾아올 만큼 좋아했던 것 같다.


나도 그렇고 세상 사람들이 친구를 보던 시선은 항상 같았다. 뒤에선 욕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 마저도 잠시일 뿐, 곧 떠나기 일 수였다. 가족 또한 그를 포기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친구에게 조금의 변화를 주었던 계기가 있었다. 가출을 하던 중 우리 집 창고에서 몰래 자고 있다, 다음날에 어머니가 발견된 것이다.


나는 어머니가 친구에게 화는 내며 꾸짖고 혼낼 줄 알았다. 이런 예상과는 다르게 친구에게 집에 들어오라 하시면서 아침밥상을 진수성찬(?)으로 차려 주셨다. 그리고 친구에게 말했다.


'아침 먹고 학교 가는 거 확인할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


그 말씀을 하시고 나서 친구에게 진로, 학업 그리고 가정사까지 질문하셨고, 뭔가 '답을 찾아주려고'하셨던 것 같다. 나조차도 피했던 친구에게 어머니는 '따뜻함'을 주고 잘 되기를 바라셨다. 그날 밤 내게 했던 어머니의 말씀은


'세상 살아가는 사람 한 명 한 명 너무도 소중한 인연이야. 그렇기에 쉽게 모른 체 외면할 수 없는 거야.'


이때의 기억이 '나의 아저씨'를 보면서 그 친구에 대한 생각과 어머니의 말씀을 상기시켜주었던 것 같았고, 22살이 된 지금의 나에게 그때와 변한 게 있니?라고 질문을 던진 것만 같았다.

막상 '위로가 되는 사람,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주위 사람마저도 시선으로 인해 피하고 있던 것 같다. 따뜻함만 받은 체 막상 추운 겨울 속에 살아가는 이들을 외면하고 따뜻함을 주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나의 아저씨'는 예고편이 나오고서 3, 4화까지 논란거리가 많았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도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할 정도라 생각한다. 하지만, 위에 경험처럼 나는 '나의 아저씨'를 통해 많은 걸 깨닫고 마음의 작은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그런 경험을 하길 바라며 리뷰를 적으려고 한다.






2018042416391016824-540x742.jpg @텐아이아`노규민`


가족, 동네


"내가 무슨 모욕을 당해도

우리 식구만 모르면 아무 일도 아니야.

근데 어떤 일이 있어도

식구가 보는데서 그러면 안돼.

...

식구가 보는데서 그러면..

그땐 죽여도 이상할 게 없어."


- 동훈 -


이 드라마는 현 사회에 있는 많은 가족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특히, 삼 형제의 가족 모습은 쉽게 볼 수 없는 가족형태이긴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신용불량자, 실패한 영화감독 그리고 대기업에 다니지만 불안감을 갖고 사는 회사원. 이들은 분명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며 흔히 아저씨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큰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너무도 소중해서 직접 지키고 싶은 '가족'이란 의미인 것이다.

'너무도 소중해서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것'

동훈(이선균)과 지안(아이유)가 지키려고 했던 건 그들의 '삶'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가족'이다. 그렇다 보니 드라마 중 동훈과 지안이 들었던 칼과 망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보이는 행동들은 분명히, 그들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동훈을 다른 형제들과 같은 동네 사람들도 절대 혼자 당하고 있는 걸 보지 못하고 모두 함께 자기일 처럼 곁에서 함께 맞서 싸운다. 이처럼 혈육적인 관계의 가족도 소중하지만, 함께 살아가는 모든 존재인 이웃도 가족인 걸 보여준다.

동훈이 광일(장기용)에게 맞고 온 나과 지안의 집 앞에 광일이 찾아와 위험한 분위기를 조성했을 때, 동네 이웃이 그를 주시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를 보여주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가족의 범위는 단순한 혈육관계로만 좁혀지지 않는다는 걸 다시금 보여준다.



AKR20180402158500005_05_i.jpg @tvn



위안


"너희 걔 안 불쌍하냐?'

- 동훈 -


"나만큼 지겨워 보이길래.

성실한 무기 징역수처럼 꾸역꾸역.

여기서 제일 지겹고 불행해 보이는 사람.

나만큼 인생 거지 같은 거 같아서."

-지안-


드라마 처음부터 끝까지를 보면 동훈과 지안의 관계는 닮은 점이 많고 서로에게 주는 감정과 위로는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옛날일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이렇게 서로의 공통점을 갖고 있는 지안과 동훈은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불쌍하게 여기고 있다.

그렇기에 드라마 중 동훈은 지안에게 물질적이고 사회적인 도움을 주고 지안은 동훈에게 감정적이고 인간적인 위로를 서로에게 주는 모습을 보인다.



maxresdefault.jpg @tvn`나의 아저씨`



행복과 성공



"생각보다 일찍 무너졌다. 난 너 육십은 돼야 무너질 줄 알았는데.. 이 세상에서 잘 살아봤자 박동운 저놈이다. 더럽게 성실하게 사는데. 저놈이 이 세상에서 모범 답안일 텐데. 막판에 인생 더럽게 억울하겠다.

너부터 행복해라. 제발. 희생이란 던어는 집어치우고. 누가 희생을 원해? 어떤 자식이 어떤 부모가? 누가 누구한테.. 거지 같은 인생들이ㅡ 자기 합리화지. 뻔뻔하게 너만 생각해. 그래도 돼."

- 겸덕 -


"아무것도 아니야"

- 동훈 -



드라마가 끝으로 향할수록, 점점 '행복과 성공'의 정의가 뭘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위에서 했던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말이 계속 맴돈다. 우리가 좇았던 모든 것들이 나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진정으로 행복과 성공을 뭐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준다.

'Love yourself'라는 말처럼 나를 사랑해야 할 것 같다. 내가 했던 희생과 헌신이라 했던 것들이 때로는 가족에게 아픔을 주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동훈이 아내인 윤희를 배려하고 보였던 헌신은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 었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윤희에게는 혼자 더더욱 외롭게 만든 일이기도 했다. 남을 보기 전부터 내가 얼마나 아픈지 슬프고 힘든지를 보고서 그를 말한다면 좀 더 서로에게 고통을 주지도 않았을 것이며, 극적인 상황까지도 가지 않을 수 있었다.


"평생을 망가질까 봐 두려워하면서 살아요. 전 그랬던 거 같아요. 처음엔 감독님이 망해서 정말 좋았는데. 망한 감독님이 아무렇지 않아 보여서 더 좋았어요. 망해도 괜찮은 거였구나.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망가져도 행복할 수 있구나. 안심이 됐어요. 이 동네도 망가진 것 같고 사람들도 다 망가진 것 같은데 전혀 불행해 보이지가 않아요. 그래서 좋아요. 날 안심시켜줘서"

- 유라 -



유라가 본 그들은 실패는 했지만, 충분히 행복한 사람들이었다. 유라에게 기훈(송새벽)은 이렇게 성공과 행복의 의미를 가르쳐준 또 다른 아저씨라 할 수 있다 생각한다. 또한, 유라가 후계 동네 주민들에게 이 동네 사람들을 존경한다고 한 이유는 매일같이 술을 먹는 아저씨(?)들의 모습은 마냥 걱정 없어 보였고 실패를 겪고 극복해 보이는 사람들로 비유되었다. 그렇다 보니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평화로움이 행복일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 정상에 올라서도 매일같이 걱정하는 삶이라면 그것 또한 성공과 행복이 아닐 수 있다. 특별함만 좇지 않은 체, 그저 평범함 속에서 평범한 행복에 만족하고 그에 기뻐하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내는 욕심과 불안은 사람이 망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동네 주민을 제외한 다른 인물들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무너지고 싶을 때 포기하고 싶을 때 곁에 있는 사람에 도와달라고 해." 내가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슬럼프가 왔을 때, 친구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나는 그 다음날 친구에게 도와달라고 했다. 분명, 눈에 보이는 큰 도움을 친구에게서 받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 한 마디와 그 마음이 나를 위로하고 심적으로 도와준 것이다. <나의 아저씨>에서도 곁에 있는 사람들이 누군가를 돕는 장면들이 많이 보인다. 가족끼리 돕기도 하지만, 회사 동료, 그리고 동네 주민들까지 모두가 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돕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모습들이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고 따뜻함을 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저작권 문제시 삭제 조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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