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결혼식] -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의 잔상
끄적끄적 - 영화이야기
소중한 첫사랑의 잔상
" 좋아하면 다 주게 되어 있는걸,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다 순진해진다."라는 말을 하면서 첫사랑의 감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주는 영화였던 [너의 결혼식]. 누구나 갖고 있는 첫사랑의 기억은 다를 수 있지만 그때의 감정만큼은 이 영화를 보면서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건축학개론, 러브레터 등등] 여태 나온 첫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결말과 그 속에 담는 의미들이 조금씩 달랐지만 이 영화는 고등학생인 10대의 끝자락이란 소재를 갖고 성인이 되는 그때까지 얼마나 이들이 성장하고 변했는지를 담을 수 있었다.
외롭고 지칠 때마다 우연(김영광)을 찾게 되었던 승희(박보영). 항상 화를 내지 않고 곁에서 함께 하고 싶었던 우연. 사랑을 함으로써 나를 더 찾고 꿈을 품는 모습들까지 그들이 보여줬던 성장된 모습은 관객들을 흐뭇하게 만들어 주며 그 속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첫사랑이 무서운 이유는 '그때의 향기가 남아 계속 제자리로 돌려놓는 거 같다.'는 걸 알려주었다.
요즘 너무 외로워서 달달한 로맨스 영화를 찾던 중 '너의 결혼식'을 보게 되었는데, 끝까지 어떤 감정에 빠져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영화 속 대사와 의미
*스포를 담고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 갠 적 의견인데 영화 다 보고 보세요
"첫사랑은 사랑의 걸음마 없는 사람은 불쌍한 사람 다 개소리"
첫사랑이 주는 느낌을 잘 담은 영화라 할 수 있는 '너의 결혼식' 모두가 같은 경험 같은 기억일 수는 없지만 그때의 향기와 흔적은 분명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나 벨기에로 가기로 했어."
유럽으로 간다고 했던 건 그녀가 정말 어딘가로 가버릴지 모른다는 걸 계속해서 암시하는 거죠. 처음에는 유럽여행을 간다는 걸 그가 선배에게 펀치를 날림으로서 막을 수 있었지만 그녀가 선택한 벨기에의 유학은 그녀가 정말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는 것보다 마음이 이제 너를 떠난 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죠.
"고마워"
영화 초반에 고맙다는 말을 잘 못한다는 승희는 그녀를 지켜주고 있는 우연에게 고맙다고 하지 않고 그 순간 키스로 넘어가 버리죠. 하지만 마지막에 승희가 우연에게 하고 싶었다는 말이 있었다 할 때 했던 그 고마워는 승희가 우연을 만나면서 바뀐 게 있다는 걸 보여주는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후회가 후회가 되더라."
우연은 우연 같은 만남인 승희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만날 수 있었다. 꿈이 없었던 그에게 단순한 쾌락을 즐기며 살고 있었지만 그녀 덕분에 대학 진학에 욕심이 생겨 재수도 하게 되고 중간에 어느 정도의 시련은 있었지만 학교에서 학생주임에게 맞으면서 자랐던 그가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체육교사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줬던 것처럼 말이죠.
"환승희(박보영), 황우연(김영광)"
이름이 환승희이고 황우연이었던 거는 결말을 암시하는 감독의 의도였을 겁니다. 결국 승희는 우연을 떠나 다른 사람과의 인생을 선택하는 걸, 우연은 승희와의 우연적인 만남을 시작으로 인연임을 확인한 체 잊지 못하는 결말을 암시한다고 생각합니다. 확실치는 않아요 :~)
영화를 보는 내내 흐뭇하게 봤던 점은 우연의 선택이 항상 옳았던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자존심 버리면서 싸움을 하지 않았던 모습, 경기가 끝난 뒤 선배를 때렸던 장면, 거리를 두려고 했던 승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던 고백. 우연의 선택은 진심이었고 최선이었다.
3초란 시간이 승희에게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전학을 온 순간부터 우연이 선생님께 혼나면서 지나가는 승희를 지켜보는 순간은 딱 3초였다.
webstar/@button.Jin 영화가 다 끝나고 [500일의 썸머]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난다. 그 영화는 마지막에 남자 주인공이 계절이 바뀌듯이 새로운 가을을 만나게 되면서 "우리는 성장할수록, 멀어지게 되어있지."는 썸머가 전한 이별의 대사를 수긍하게 된다. 첫사랑이 사람마다 시기가 다르겠지만 그때와 훗날의 나는 많이 성장되어있었다. 그럴수록 우린 그때의 잔상을 발돋움하며 새로운 성장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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