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떠나기로했다.

다녀오겠습니다, 호주! [호주 워홀]

by 빈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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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떠나기로했다.

다시 한 번.


이번 봄, 호주로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어학연수의 탈을 쓴 여행을 다녀왔다.

모든 날들이 새롭고 가슴 뛰는 순간들의 연속이었고,

익숙하지 않은 언어, 친구, 동네, 버스, 공기, 그 모든 것들이 설렘으로 다가왔다.


그 설렘들 속에서 얻은 건 다름 아닌 자신감이었다.

어디서든 내 방식대로 내 삶을 끌어갈 수 있는 힘이 있구나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말이다.


그래서 다시 떠나보기로 했다.

나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가슴뛰는 서투름에 도전하기위해


이런 선택을 하는 나를 보고는 내 다정한 친구들과 가족들은 용감하다고 말해준다.

그치만 나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이 선택이 현재 상황에 대한 회피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나는 나의 서툶을 얼마나 직면해왔는가, 얼마나 또렷하게 그려왔는가.

안경을 벗은 듯 흐릿하게 이어온 나의 시선들을 돌아보며.

서툴어도, 모자라도, 외로워도, 없어도, 부족해도

나의 그 빈칸이 당연한 공간에서 내 방식대로 채워보고싶다.

돌아와서의 나는 얼마나 선명해져있을까 하는 기대로 마음의 근력을 잡아 당긴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