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의 어느 날
꽃들이 널려진 봄길을 걸어간다
아름다운 향기에 취해
길의 마지막 끝에 다다른다
더 아름다운 것들을 기도하며
내 길의 막다름까지 쉼 없이 간다
그러나 그곳에 산타는 없음을
도착 하자마자 이내 알아 버렸다
봄이라 그렇다는 어른들의 거짓말도
빨간 코 루돌프를 찾는 내게 들리지 않았다.
막다른 길 끝의 벽을 부수고 나오자
싸늘하게 나를 파고드는 이계의 습한 공기
이제는 어른들 없이 혼자 가야 함을
소름 돋은 모공 하나하나에 깊이 새겨준다
치열한 삶의 그 어느 날
불게 물드는 황혼녁을 다시 걸어간다
경이로운 노을에 취해
또 다른 길의 마지막에 이른다
지쳐 쓰러지는 다리를 달래 가며
또 다른 길의 막다름에 멈춘다
그러나 그곳에 흔들 의자는 없음을
도착 하자마자 이내 알아버렸다.
곧 생길거라는 주변인의 거짓 위로도
따스한 벽난로를 원하는 내게 들리지 않았다.
더 이상 나갈 수 있는 길은 없었다.
모두가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는 사람들 속에서
우두커니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한 사람
외로움이란 이름표를 내게 보여주며 씩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