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고개 들어 바라본 달력 한 장
붉은색 진하게 그려진 동그라미
애써 눈 찌푸리며 쳐다본다
그제야 기억되는 60번째 생일
시간은 언제 그리 흐른 것인지
남은 것이라고는 늙고 투박한 두 손
고생대에서 현생대에 이르는 지구의 긴 시간
그 보다 짧지 않았던 내 지난한 하루하루
층층이 갈라지고 부서진 열 손톱은
석유 한 방울 품지 못한 퇴적물이 되었다
젊은 날의 그리움은 가슴속 작은 덩어리가 되어
용암에 달구어진 후 뭉쳐진 조각 화강암이 된다
부서지지 삭지도 마라는 애걸복걸에도
부질없는 무너져 한 줌 모래로 풍화되었다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나란 존재가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동등한 지구의 45억 년과 나의 60년
노쇠한 영육의 찌꺼기를 털어내고
남은 화강암 한 조각 심장에 담으면
이제야 환히 피어나는 행복의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