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여우비 내리는 날

by 곰탱구리

몽실몽실 포근하게 흐르는 권란운

반갑게 꼬리 치며 지나가는 바람

깨질 듯 넘실대는 물비늘의 파동

밝은 하늘의 한 구석을 비집고

기어이 땅에 다다르는 작은 여우비


넓은 땅 여백을 다 제쳐두고

하필이면 떨어져 닿은 내 눈두덩

눈매를 돌아 타고 흘러내린다

피카소의 그림같은 노인의 깊은 회한

우연히 눈을 흘러내리는 작은 여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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