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꽁알꽁알 은퇴설계 12 - 현금흐름 작성 주의점

1. 확실하지 않은 소득

by 곰탱구리


지금까지 자산과 부채 그리고 그러한 재정적 중요 요소들을 반영한 현금흐름까지 알아보았다. 오늘은 현금 흐름 작성 시 주의해야 할 요소들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겠다. 그것은 확실하지 않은 소득과 비용이다. 즉, 예상되지 않는 소득과 비용을 현금 흐름 계획에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에 대하여 말해 보고자 한다.


우선 확실하지 않은 소득을 어떤 식으로 현금 흐름 계획에 반영할 것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은퇴를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근로 소득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 소득이 있다면 은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헤드헌터나 프리랜서를 통한 소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근로 소득이 아니고 기타 소득이다. 이것은 진정한 은퇴의 개념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제2의 직업에 종사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물론 은퇴를 했다고 무조건 근로 소득이나 기타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취미로 시작한 일이 소득을 가져오기도 한다. 가장 간단한 예가 비즈공예나 뜨개질 같은 것이 있다. 조금 더 전문적인 것으로는 그림이나 공예 혹은 웹소설 등의 일도 근로 소득 혹은 기타 소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은퇴를 했다고 반드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고 취미를 전문화시킬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일들이 전적으로 수익 창출을 위한 전문적 개념이 되어버리면 그것은 은퇴가 아니라 직업이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아르바이트건 취미건 수익은 부차적 목적이 되어야 한다.(사실 은퇴 후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전문화시켜 소득을 발생시킬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이다. 이것이야 말로 꿩 먹고 알 먹는 일이 아닌가?)


여하튼 이러한 뜻하지 않게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 현금 흐름에는 어떻게 반영하는 것이 좋을까?


회계는 매우 보수적이다. 회계는 도박이나 투기가 아니다. 또한 투자도 아니다. 회계는 안전이다. 그렇기에 회계는 위험을 최대한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한고 선택한다. 회계에 있어서 위험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상황이 있겠지만 딱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파산이다. 즉 상환 불가능한 부채가 발생하여 회사의 존립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인 파산을 절대적으로 피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재정적 현황을 파악하고 방어해 나가는 것이 회계의 근본적인 목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개인의 회계도 마찬가지이다. 수익이 남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비용이 과해져서 개인 파산이나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면 그것은 크나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이고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빈 박스를 주우러 새벽 찬 공기를 마셔야 할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은퇴 계획을 설정하면서 발생하는 회계적 상황은 무조건 보수적으로 선택하고 반영하여야 한다. 현금의 흐름을 작성할 경우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고 말했다. 그렇다면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그것은 뜻하지 않은 수익과 지출의 발생이다. 살아가는 동안 뜻하지 않은 혹은 기대하지 않았던 수익이나 지출은 반드시 발생한다. 예를 들자면 상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취미로 즐기던 일이 남들의 주의를 이끌어 그 결과물이 수익일 발생시키는 경우나 봉사를 위해 시작한 일이 사회사업으로 인정되어 많지는 않지만 보건 복지부 등에서 급여가 나오는 경우 같이 매우 바람직한 상황이 발생되는 경우를 말한다.


좀 더 극적인 경우로는 로또를 예로 들 수가 있다. 재미로 산 로또가 1등 혹은 2등에 당첨되어 부유한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희망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지금도 아마 지갑 속에는 아직 추첨하지 않은 로또 복권을 한두 장은 고이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 것이다. 너무도 행복한 꿈이고 내가 선망하는 미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하지 않은 소득의 발생은 현금 흐름에 반영할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는, 실현의 불 확실성이다. 즉, 소득으로 실현이 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언제, 얼마의 금액이 얼마의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확실하지 않은 요소는 최대한 배재하는 것이 계획설계의 기본이다. 또한 회계의 보수적 선택이다. 발생 여부가 불 확실한 모든 요소를 반영한다면 어떠한 프로젝트도 계획을 세우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 같이 의지에 의해 소득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도 물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의 경우에도 은퇴 후 60세에 가까운 사람을 고용해 줄 곳이 그리 많지도 않고 금액도 일정하지 않아 계획을 세우는 데에는 오히려 방해요소가 될 수도 있다.


'뭐 택시나 몰지, 뭐 편의점 가지, 뭐 공장 가면 되지' 하고 아주 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처럼 회사라는 테두리 속에서 살아온 은퇴자들은 입으로 쉽게 내뱉을 수 있는 일들에 몸으로도 쉽게 접근하지는 못한다. 즉 말로는 열 번도 넘게 제2의 취업이나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실제로 은퇴 후 그런 일에 뛰어들어 종사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군다나 지금 이렇게 은퇴 설계를 하는 이유가 그런 일을 되도록 하지 않고 편하고 슬기로운 은퇴생활을 위한 일인데 굳이 아르바이트나 프리랜서 종사까지 계획에 반영하는 것은 옳지 않은 계획이라고 생각된다.


두 번째는 재정의 안정성이다. 확실하지 않은 소득을 미리 반영하였을 때 사람은 심리적인 안심을 하게 된다. 그 심리적 안심은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기 쉽다. 아! 이만큼의 여유가 있으니까 이번 달에는 이만큼 더 써도 되겠구나 하는 심리적 안심에 의한 소비증가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허수에 속는 것이다. 소비는 확실한 숫자로 반영된다. 그러나 미래의 허수를 기준으로 소비를 하게 되면 재정의 위험성이 극단적으로 올라갈 수 있게 된다.


도박의 심리가 그렇다. 도박을 입문하는 사람이 가장 위험한 경우가 처음 시작하였을 때 돈을 따는 경우이다. 그것은 카지노에서 블랙잭을 하건 혹은 경마를 하건 복권을 하건 다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칙이 이다.

자! 같이 기차를 타고 정선 카지노로 가보자. 나는 카드게임은 잘 못해서 머신 게임의 하나인 파친코 앞에 앉게 되었다. 이제 칩을 넣고 핸들을 돌려보자. 10만 원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어라? 이게 뭐지? 잭팟이 터진 것이다. 결국 10만 원을 따서 총 20만 원의 돈을 소유하게 되었다. 커다란 소음과 함께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칩이나 돈 아니 My Precious! 떨리는 마음을 겨우 진정하고 다시 한번의 잭팟을 기대하며 칩을 기계에 마구마구 집어넣고 핸들을 잡아당긴다. 언제까지? 여기서 문제! 나는 얼마까지 도박을 하였을까요?


지혜로운 사람은 20만 원 중 5만 원 정도만 재미로 하고 총 15만 원을 들고 카지노를 나올 것이다. 5만 원을 따서 신나게 휘파람을 불며 나와 맛있는 것을 사 먹을 것이다. 합리적인 사람은 최대 20만 원까지 사용하고 0원으로 손 털고 나올 것이다. 왜? 처음부터 10만 원은 지출을 전재로 카지노에 들어갔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로 인식한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결코 20만 원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아마도 -10만 원 즉, 현금 출금기에 가서 10만 원을 또 찾아서 올 것이다. 왜? 이미 10만 원을 따 보았기 때문에 -10만 원까지가 본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즉 10만 원쯤은 언제라도 딸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발휘되는 것이다. 즉, 계획했던 10만 원을 잃고 다시 10만 원을 더 찾아와 도박을 하여도 아까와 같이 10만 원을 딸 수 있으므로 실제로 내가 잃은 돈은 0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학습효과로 인해 -10만 원까지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 사람은 원래 가져간 10만 원에 추가 10만 원까지 최대 20을 잃고 입맛을 쩝쩝 다시며 카지노를 나설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어리석은 사람은 처음에 땄던 10만 원을 영원히 잊지 못해 가진 돈을 전부 투기해 10만 원을 따려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된다. 이것이 중독이라는 무서은 병으로 발전하여 결국 카지노를 스스로 나오지 못하고 돈 없는 빈털터리로 경비원에 의해 쫓겨나게 된다.


생활도 똑같다. 근로 소득 즉, 월급이라는 고정적 수익이 있는 경우 그것을 기준으로 소비를 계획하게 된다. 그러한 버릇은 무의식 중에 머리에 계속 존재하게 된다. 나름 계획적인 사람이라 자부하여도 은퇴계획을 세워놓고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허수의 수익까지 현금 흐름에 반영하게 되면 심리적 마지노선이 그 허수를 포함한 금액으로 상향 고정될 수 있다. 즉 잘못된 현금 흐름표에 의한 과한 소비를 불러와 몇 개월 후에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박의 저주와 동일한 현상이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확정되지 않은 소득은 현금흐름에 반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이다. 취미나 아르바이트로 소득을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했다가 실패하였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실망감, 패배감 심하면 자존감의 상실까지 발생할 수 있다. 예상 소득으로 생각하였다면 그 취미 혹은 일에 꽤 많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회사에서 쫓겨나면서 자신의 존재감에 의심을 가지고 있는 상태인데 자신 있어하던 계획이 무너지면 실망이 더 커지게 된다.


예를 들어 신문사에서 기자로 30년간 재직하다 퇴직한 문학 전문기자가 있다. 이 사람은 30년간 대한민국의 소설가에 대한 기사를 작성하여 신문에 연재하였다. 때로 사설도 기고하기도 하였다. 그는 퇴직 후 책을 내거나 소설가 등의 글을 전문적으로 기고하는 프리랜서로 매월 50만 원의 소득을 예상하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의 글은 기존 신문사에서 예의상 한두 번 기고를 해주었을 뿐 아무도 찾지 않았다. 그의 글이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너무 한쪽으로 편향되었기 때문이었다. 신문 기사로서는 열광해 주던 사람들이 독자로서는 부담감을 느낀 탓이었다. 매월 50만 원의 기타 소득이 발생할 것을 예언(?)하였던 그는 자신 있게 매월 30만 원을 적립하는 노후 연금을 가입하였다. 그러나 몇 개월 후 결국 그는 노후연금을 해약하여야만 했다.


이런 경우 퇴직자가 받는 타격은 단순히 금전적인 부분만이 아니다. 심리적으로 자존감에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내가 30년간 해온 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나?. 지금의 사회는 이제 나 같은 존재는 필요하지 않은 것인가?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다.' 등등의 자괴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그것은 단순한 금전적 손해보다 더 큰 손실이다. 은퇴 후 행복의 여부는 재정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면 심리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다. 이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감성 설계' 부분에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결론적으로 확실하지 않은 소득은 반드시 배제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투자에 의한 취득 소득도 되도록이면 보수적으로 설계하여야 한다. 즉 ELS에 투자한 경우 6개월 조기 상환으로 계획하지 말고 1년 상환을 기준으로 설계하고 증권 투자의 경우도 최상의 투자수익률이 아닌 평균 투자수익률로 수익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돈이 남는 것은 절대 위험이 아니다. 그 돈으로 친구들 밥이라도 한번 사고 나를 위해 맛있는 것 한 번이라도 더 먹고 비싸지는 않아도 깨끗하고 단정한 옷이라도 한 벌 사서 자신을 꾸미면 된다. 그것이 보다 더 슬기로운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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