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과 희망 vol. 1 (DELUXE)
지난번에 이어서 다시 한국힙합어워즈의
각 부분 수상자 예측 및 희망을 정리하겠다.
남은 다섯 부분을 정리하면서
처음으로 R&B 작업물에 대해 글을 썼다.
힙합 다음으로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한
R&B 음악도 앞으로 다루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남은 다섯 부분도 한번 살펴보겠다.
이번 어워즈 R&B 앨범 부분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신예들의 약진이다.
AP 알케미 소속 신인 아티스트인
윤다혜와 신지항이 올해의 R&B 앨범과
올해의 신인 후보의 올랐다.
개인 작업물 발매 전부터 좋은 활동을 이어온
아티스트였는데, 2025년 앨범 발매로
그 기대치를 충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기존 아티스트들 또한 좋은 앨범을 냈다.
대중적 인기와 음악성까지 꾸준히 챙기는
비비, 크러쉬, 원슈타인과
한국 R&B의 베테랑인 진보 모두
좋은 앨범들로 돌아왔다.
예측 - <EVE: ROMANCE>
한 음악 장르의 슈퍼스타는
스타성은 물론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음악성이 같이 함양되어 있어야 한다.
비비(BIBI)가 그렇다. 저번 정규 앨범
<Lowlife Princess: Noir>처럼 훌륭하지만,
색다른 음악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비비만의 표현법으로 로맨스와
애로스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 든다.
초창기 비비의 과감함을 지금의 비비가
능수능란하게 표현하는 좋은 앨범이다.
희망 - <개미의 왕>
2025년 한국 R&B 앨범 중 가장 좋았다.
심지어 이 앨범이 한 아티스트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세련되고 전위적인 프로덕션 위에
탄탄한 윤다혜의 보컬은 더욱 선명하다.
이 앨범의 진정한 가치는
언어 활용에서 드러난다.
가사 속에서 윤다혜의 독특한
세계관과 사고방식을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
그러한 아이디어를 소리로 발전시킨
이 앨범은 단연 올해 최고의 R&B 앨범이다.
최근 들어서 R&B 아티스트들의 색깔이
각자에 앨범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이번 R&B 트랙은 각자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몸을 흔들고 싶은 댄서블한 트랙,
관능을 밝게, 어둡게 노래한 트랙들,
실험적이고 신선한 트랙,
섬세하게 세공한 트랙 등 다양하게
이번 부분에서 후보에 오른 것이 이를 보여준다.
그만큼 다양하게 표가 갈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 - 종말의 사과나무
사과라는 모티프를 통해 아담과 이브의
원초적인 사랑을 비비만의 감성으로 이야기한다.
한 곡으로 비비가 앨범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내용뿐만 아니라 곡의 구성도 아주 좋다.
번지는 듯한 피아노 음과 비비의 음색은
더욱 청자들을 몰입시키고, 중간에 등장한
리듬 변화는 신선함을 주며 한 곡 안에서
훌륭한 강약 조절의 장치로 사용된다.
2025년 돋보이는 트랙 중 하나며,
비비의 발전을 보여주는 트랙이다.
희망 - 골짜기
신지항의 첫 정규 앨범 <NONG>의 감상은
"섬세함"이라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앨범 간의 전환은 물론, 트랙 별 섬세함 또한
감탄을 자아낸다. 그 정수는 '골짜기'다.
이어지는 피아노로 시작하여 적절하게
고조되고 다시 보컬과 함께 가라앉는다.
소리는 작아졌지만 되려 풍성하게 쌓여간다.
그러면서 멀어져 간 사랑을 노래하는
곡의 정서 또한 탄탄하게 쌓여간다.
그 감흥은 후렴에서 반복적으로 터진다.
가사는 거의 반복이 되지만, 새롭게 다가온다.
그리고 다시 결연히 떠나는 마지막 아웃트로도
다음 곡을 향해 험한 골짜기를 지나는
사람을 보여준다. 홀로 지나지만 사랑을 품은 채.
하나의 서사시를 음악으로 보여준 뛰어난 트랙이다.
2025년에 눈에 들어오는 콜라보레이션은
솔직히 몇 되지는 않았다.
눈여겨볼 만한 것은 'LOV3',
'돌림판', 'My Man' 정도로 보인다.
그나마 이슈라고 하면 라이징 스타인
몰리얌의 곡 'Burning Slow'의 리믹스 정도다.
하지만 원곡의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
리믹스가 그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예측 - LOV3 (Feat. Bryan Chase, Okasian)
곡 단위 인기로만 봤을 때는 1위다.
여기서의 식케이의 퍼포먼스는 <K-FLIP+>
전체를 봤을 때에도 좋았고, 이에 질세라
브라이언 체이스의 후렴과 오케이션의 벌스도
굉장히 훌륭했다. 그리고 이 모두가
뛰어놀 수 있는 판을 만든 릴 모쉬핏의
뛰어난 비트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요소들이 합쳐져 2025년에
가장 훌륭한 협업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희망 - 돌림판 (Feat. 신빠람 이박사)
그가 돌아왔다. 많은 대중에게 비운의 음악가로
알려진 희대의 천재 이박사가 돌아왔다.
우리나라 소리를 찾으러 먼 길을 떠난 머쉬베놈은
우리를 다시 한번 놀라게 만들었다.
소위 '뽕짝'으로 불리던 음악 속에서
가장 트렌디한 부분만 추출해서 돌아왔다.
그 모습을 잘 보인 트랙이 바로 '돌림판'이다.
흥겹고 높고 통통 튀는 신디사이저 위로
우리나라 고유 말장난으로 만든 가사들로
특유의 유쾌함과 흥겨움을 가져왔다.
이 트랙으로 머쉬베놈은 자신의 연구 성과와
원로에 대한 존중까지 모두 훌륭히 해냈다.
아티스트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점차 뮤직비디오의 퀄리티가 많이 좋아져
갈수록 치열한 양상을 보여준다.
이번 KHA도 그렇다. 다양하고 흥미롭다.
다만 아쉬운 점은, 보는 즐거움이 좋았던
'MAKGEOLLI BANGER' 뮤직비디오가
선정되지 않은 점이 아쉽게 다가왔다.
예측 - AH AH (Feat. 식케이)
나우아임영의 음악을 훌륭하게
시각적으로 나타낸 뮤직비디오다.
2000년대 말, 2010년대 초의 대중음악
스타일을 답습한 듯한 음악을
그때의 패션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하얀색 티셔츠와 새깅한 찢어진 바지,
그리고 포인트가 되는 각양각색의 모자와
줄 이어폰까지. 그리고 그 배경이 되는
하얀 스튜디오와 간간히 등장하는 원색적 배경.
음악의 감흥을 심화시켜 주는 화려한 시각자료다.
희망 - 더콰이엇
3분 정도의 단편영화를 본 듯하다.
염따에게 다가온 더 콰이엇이라는 존재가 주는
돈과 명예의 대가로 소중한 것들을 잃는 이야기.
자칫 우울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밝은 색채와 코믹한 시퀀스를 통해 표현했다.
그리고 스톱 모션 비디오를 통해서 모든 사건을
만화처럼 표현해서 슬프지만 어딘가 웃긴
염따의 감성을 보여주는 비디오로 표현했다.
오랜만에 보는 음악의 감상을 배가시켜 주는
아주 뛰어난 뮤직비디오였다.
이 부분의 관건은 과연 KC의 2년 연속
수상이 가능한지일 것이다.
물론 KC 외 레이블들의 활약도 무시 못한다.
신예들의 약진으로 점차 정돈되는 듯한
AP 알케미, 꾸준히 좋은 음악을 내온
스탠다드 프렌즈, 릴 모쉬핏의 활약에
힘입어 활동한 앳에어리어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 레이블들이 있었다.
예측희망 - KC
이견이 없다. 2025년도 KC의 해였다.
아티스트들의 개인의 활동은 물론이고,
레이블 단위의 활동이 돋보이는 한 해였다.
컴필리에이션 앨범 <KC2.5>와 <KC3>,
드리고 장충체육관을 매진시킨 단독 콘서트 등,
한 해 동안 기억에 오래 남을 활약을 보였다.
그리고 개인의 활동 또한 활발했다.
<K-FLIP>을 필두로, 방달과 재키와이 합작앨범
<MOLLAK>, 나우아임영과 제이민의 정규 등
개인 활동도 활발했다.
연이은 수상이 납득이 되는 한 해였다.
이로써 모든 부분에서의 예측과 희망을
모두 알아봤다. 예측이 맞기보단
내 희망사항들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직 사람들의 여론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슬프게도 확실한 건,
내 희망 사항과 거리감이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내 희망대로 수상하는
어워즈가 나왔으면 좋겠다.
근데 진짜 에피가 왜 신인인지는 이해가 안 간다.
이제 수상자 발표까지 사흘 정도 남았다.
누가 받을지 한번 지켜보겠다.
다음에는 앨범들을 추천하며 돌아오겠다.
- 권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