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판. 가출이 아니라 이사 가는 거야

<2 MANY HOMES 4 1 KID> by 저스디스

by 권대우

힙합이라는 장르를 넘어서 현재 가장 큰 이슈를

몰고 다니는 아티스트 중 하나는 저스디스일 것이다.

현재 오랫동안 기다려온 그의 두 번째 정규앨범

<LIT>의 발매가 실제로 임박했다.

2020년 앨범 제목을 처음 언급한 지 7년,

첫 정규 앨범이 나오고 9년이 넘었다.

현재 발매일이 11월 20일, 오늘로 예측되지만,

아직 믿지 마라. 나올 때까지, 끝까지 의심하라.


니가 처음 저스디스를 듣는 사람이라면
지금까지 니가 듣던 음악에 쪽팔리길 바라며

- 1번 트랙 "Motherfucker"

저스디스의 세번째 믹스테이프 <Money Vs. Love: Dream>

저스디스의 행보를 다시 한번 돌아보자.

처음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던 건, 그의 믹스테이프

<Money Vs. Love: Dream(MVLD)>부터 일 것이다.

2년을 투자해 만든 믹스테이프는 좋은 반응을 받았고,

아직까지도 찾아 듣는 믹스테이프로 남아있다.

그 반응에 힘입어 다시 2년을 투자한 저스디스.

그렇게 해서 발매된 앨범이 바로 <2MH41K>다.


앨범을 냈고, 반응이 뜨겁다고 주변에 들려온다.

인디 래퍼인 저스디스는 전곡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앨범 전체에 관여하며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악성도 큰 호평을 받았다.

그 이후 나간 마이크 스웨거에서의 퍼포먼스로

저스디스라는 아티스트를 모두가 주목하게 됐다.

<2MH41K>는 저스디스가 현 위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앨범이며,

7년 동안 팬들이 속아가면서 그의 앨범을

기다려 올 수 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철저히 예술의 힘을 믿던 래퍼였다.

그와 더불어, XXX의 김심야, QM과 같은

음악 잘하는 아티스트가 갖는 희망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갔다. 재능으로 돈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이 음악을

마음 깊이 느끼고,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91년생이 뿜는 90년대 아우라 uh
방금 저 말 몇 명이나 느낄 수 있냐고?

- 7번 트랙 "I Ain't Got None"


2010년도에 나온 힙합 앨범 중에서도 이 앨범이

상당히 훌륭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갈수록 앨범의 중요성을 잃어가던 2016년도에

이 앨범은 다시 한번 앨범 단위 작업물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좋은 예시였다.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털어놓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흠칫할 정도로

과격한 언어로 표현해 내는 저스디스의 가사.

과격한 언어 속에는 다양한 샘플링과 오마주로

자신이 사랑하는 집 같은 음악, 힙합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힙합을 사랑하는 만큼 잘하고 싶어 하는

저스디스의 마음도 그가 구사하는 현란하고

스킬풀한 랩에서 느낄 수 있다.

긴 호흡을 기반으로 많은 음절을 담으며,

중간에 일부러 음이탈을 내고 음가를 넣으며

랩으로 앨범 전체의 정서를 더욱 심화시킨다.

두 번째 트랙인 "씹새끼 (Motherfucker Pt. 2)"에서

그런 면모가 유달리 강하게 부각된다.


엄마 왜 직장 나가야 돼? 걍 같이 살면 안돼?
빚쟁이들이 엄마 대답을 바꿔놨고
그때부터 엄만 뼈빠지게 벌어 키워놨더니
란 말을 달고 살고

- 3번 트랙 "씹새끼(Motherfucker Pt. 2)"


그리고 이 앨범의 특징은 스킷의 활용이다.

스킷을 통해 듣는 이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들며

이 앨범의 주제인 집이 어떤 의미인지도 드러낸다.


첫 스킷에서 저스디스는 한 의사를 만나

자신을 아프게 하는 불행이 언제 시작됐는지

최면을 통해서 알아보게 된다.

이를 통해 듣는 이들을 최면 속으로 끌고 와

강렬하게 몰입되는 시작을 가져간다.


그렇게 스킷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이 머물렀던

물리적, 정서적 장소를 보여준다.

자신이 태어나 독립하기 전까지의 첫 번째 집,

그곳에서 느낀 무력함에 그가 도망친 곳은

바로 학교 친구들의 곁이었다.

일진 무리들과 가까이하며 그들 중 하나같이

생각했던 그는 실제로는 그러지 못하고

다시 새로운 마음의 보금자리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그의 가사 또한 듣는 재미를 올려준다.

첫 트랙인 "MOTHERFUCKER"부터

카녜 웨스트의 가사를 오마주 했고,

앨범의 실질적 마지막 트랙인

"Welcome To My HOME"에서도

카녜 웨스트의 가사를 오마주 하면서

트랙을 시작한다.

카녜를 포함해 제이지, 모스 뎁, ATCQ 등의

외국 힙합 아티스트부터

이센스, 조PD, 리쌍 등

한국 힙합 아티스트들의 가사 오마주와

노래들을 언급하며 존중을 표했다.

특히 "HOME. 3"은 수많은 뮤지션들을

언급하고 오마주한 가사들을 통해

이런 측면을 잘 보여준다.

모든 곡의 가사를 보면서 듣는 것을 추천하지만,

"HOME. 3"은 꼭 그러길 바란다.

이는 이 앨범 이후 이어진 피처링과 곡에서도

계속되었으며, <2MH41K>의 가사를

오마주 하여 가사를 쓰기도 했다.

비록 다소 과격한 표현을 활용하여

가사를 쓴 저스디스이지만,

그 안에는 데뷔 15년 동안 끝없이

힙합에 대한 존중을 표한 모습이 담겨있다.


그리고 <2MH41K>는 전통적인 힙합 작곡법을

따랐다. 바로 샘플링 기법이다.

클래식한 재즈 샘플링부터 시작하여,

저스디스가 자라면서 들었던 음악들을

샘플링한 부분도 듣는 맛을 올려준다.

프로듀서 Deepfry와 함께한 비트들도

래핑과 잘 어우러진다.

톤의 변칙과 음과 박자를 자유롭게 다루는

플로우가 장점인 저스디스의 래핑은

마치 뒷배경을 꽉 채워주는 듯한

Deepfry의 비트 속에서 더욱

날카롭게 귀에 도달하고

생각보다 부드러운 싱잉 파트에선

피로감을 해소시켜줘 감상의 지속성을

연장시켜 준다. 적절한 샘플 활용도 좋다.

좋은 완급 조절을 보이는 앨범이다.


이후에 저스디스의 활동은 빼고

앨범 발매하기 전과 발매 직후의 이야기만

적어봤다. 그 이후 그의 행보는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하게 뻗어나갔다.

여러 군데를 둘러보며 자신의 집을 찾는 듯한

아직도 저스디스라는 사람에게

많은 집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집은

점차 늘어난 듯해 보인다.


그의 앨범이 9년 만에 등장한 이 시점에서

그의 첫 정규 앨범을 돌아봤다.

그의 커리어는 항상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것은

바로 <2MH41K>는 좋은 앨범이라는 것이다.

첫 앨범에서 그의 생각이 그의 두 번째 앨범

<LIT>에서 어떻게 진행됐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번 앨범을 감상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돈은 내 꼬리 머리가 아녀
사람들 손 들지 그 위로 나눠
여기는 맞고 TV는 아녀

- 13번 트랙 "Welcome To My HOME"


점수: DECENT 8 ~ STRONG 8

추천곡: MOTHERFUCKER, 씹새끼 (MOTHERFUCKER Pt. 2), 노원 (feat. 선우정아), HOME. 3, I AIN'T GOT NONE (feat. DJ Djanga), Veni, Vidi, Bitch (feat. Paloalto, Okasian), Welcome To My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