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녀와, 코코

작별 인사를 전하다

by 연두

04화 언니라고 불러 줘

<지난 이야기>


내가 인간계에 도착해 예나를 만났을 때쯤, 포그니 왕국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으아 눈부셔!"


"근데, 그 빛은 뭐지..?"


"정말 따뜻한 빛이었어.."


수련생 인형들이 모두 인간계로 떠나고, 지붕에 있던 커다란 별 조각에서 빛이 나며 포그니 왕국을 감싸 안았다. 정말로 따뜻하고 포근한 빛이었지만, 그 빛은 얼마 못 가 바로 사라졌다. 외부 인형들은 자신들도 축복을 받은 듯한 느낌이 든다며, 행복해했다.


출정식이 끝난 후, 나는 왕국을 정리하기 위해 이리저리 바삐 움직였다.


"보좌관님, 여기요!"


"여기도 봐주세요!"


"보좌관님, 여기도요!"


"알겠네, 금방 가겠네!"



"휴.. 이제야 끝났네. 여러분,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네! 보좌관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드디어 왕국 정리가 끝났다. 이번에는 화려하게 준비했던 터라, 유난히 정리할 것이 많았다.

왕국 정리가 끝나고 나서야 나는 코코와 같이 왔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그래서 나는 왕국 정원에서 코코를 찾아보았지만, 코코가 보이지 않았다.


"벌써 집으로 돌아갔나..?


아니면... 왕국 안에 있으려나..?"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는 코코는 엄마가 쉬는 날에 동생들을 돌보는 날이면 내가 왕국으로 출근할 때 따라와서 나를 기다리곤 했었는데, 그때 왕자들이

코코를 많이 놀아주곤 했다. 대왕 폐하도, 왕국 기사들과 마법사들도 모두 그녀를 예뻐했으며, 밝고 명랑한 성격의 코코는 왕국 안에서도 늘 인기가 많았다.


나는 서둘러 왕국 안으로 들어갔다.

코코가 어느 방에 있을지 몰라,

모든 방의 문을 열어보았지만, 코코는 보이지 않았다.


"헉... 헉..."


나는 왕국에 있는 모든 방문을 열어봤는데, 코코는 보이지 않았다.


"진짜 집에 먼저 들어갔나?"


"하긴.. 시간이 너무 늦긴 했지.. 애한테 미안하네...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집에 갈 준비를 마친 뒤, 대왕 폐하와 왕국 인형들에게 인사를 한 뒤 밖으로 나왔다.


집에 가기 전, 나는 집에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길게 울리고 나서야 코코 엄마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여보, 왜 이렇게 늦게 받아? 걱정했잖아."


"나 지금, 애들 달래느라 바빠.

둘 다 언니보고 싶다고 어찌나 난리를 치는지!

코코 데리고 얼른 들어와!"


"어? 코코 아직 집에 안 들어갔어?"


"응, 아직 안 왔는데, 코코 당신이랑 같이 있는 거 아니었어?"


"어..? 아니야! 코코 지금 왕국에 없어!

내가 찾아봤는데 없길래 먼저 집에 들어간 줄 알았지!"


"어머! 그럼 얘가 이 시간까지 어디를 간 거야!"


"내가 코코 좀 찾아볼 테니까, 애들 잘 보고 있어!"


"설마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


"워낙 씩씩한 애니까 괜찮을 거야. 내가 찾아볼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집에 있어.

애들한테도 언니 금방 갈 거라고 얘기하고!"


"알겠어."



나는 왕국 밖을 나와 구석구석 코코를 찾으러 다녔다.

무지개 구름다리, 놀이터 등 코코가 자주 갈만한 곳들은 전부 찾아보고, 친구네 집에 전화도 해보았지만,

코코를 찾을 수 없었다.


나와 가족들은 코코가 없어졌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하기 시작했다.


"흑흑... 코코야 어디로 간 거니..."


"여보, 미안해.. 내가 출정식 때문에 바빠서....

코코를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얘는 어디에서 뭘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동생들은 어떡하고... "


"당신, 지금 애가 없어졌는데 동생 돌보는 것만 생각하는 거야?

코코가 수련 이야기 했던 것부터 동생 돌보는 것에만 신경 쓰고 있잖아!

당신은 애가 걱정되지도 않아?"


"당연히 걱정되지. 나도 엄마인데.

하지만 나는 코코가 동생 돌보는 거에만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어."


"하... 당신도 참..."


"코코야... 도대체 어딜 간 거니..."



그날 밤, 나는 코코 생각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기운 없이 축 늘어진 채로 왕국으로 출근했다.


코코 엄마는 휴가를 내고 애들을 돌봤다.


왕국에 도착한 뒤, 안으로 들어가자, 왕국 인형들이 나를 급하게 불렀다.



"보좌관님, 지금 큰일 났어요!"


"무슨 일인가?"


"별 조각을 보세요!"



지붕에 있는 신의 축복을 응축한 별 조각의 상태가 예사롭지 않았다. 평소보다 2배 이상 커지고 반짝거렸으며, 조금만 더 커지면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별 조각이 왜 이렇게 커졌지?"


"신께서 강림하시려나 봐요!"


"지금?"


그 순간, 별 조각의 빛이 퍼지면서 나를 감쌌다.


"으아악!!"





"여긴... 어디지..?"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커다란 빛에 감싸 안아졌다.


"일어났는가?"


"당... 당신은?"


순간, 부드러우면서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그분이 나타나셨다.

보좌관 임명식 이후로 처음이었다.


"시.. 신이시여..."


"정말 오랜만일세, 보좌관."


"네.. 그런데 저는 어떤 일로 부르셨는지.."


"자네, 지금 코코를 찾고 있지?"


"그건 어떻게..!"


"내가 포그니 왕국을 만든 신인데,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를 리가 없지.

자네를 부른 이유는 내가 코코 대신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서라네."


"... 네?!"


나는 순간 심장이 철컹 내려앉았다. 신께서 다시 코코를 데려가신 걸까?


"코코가 인간계에 갔네. 물론 내가 허락해서 간 거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 인간계에 너무 가고 싶어 하기에 대신 한 가지 조건을 달아 보내줬지. 가족들에게 인사를 못하고 가는 게 아쉽다고 전해달라군."


"코코가 인간계에 간 겁니까, 수련하러?!"


"그래, 그래서 자네에게도 부탁이 있는데..."


"어떤 부탁을 하시려고....."


"그것은......"


신께서 하신 부탁은 정말 중요한 부탁이었다.

코코의 아빠로서 당연히 해내야 하는 부탁이기에 바로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 코코 엄마와 동생들에게도 내가 했던 말을 전해주게."


"네,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래, 자네만 믿겠네."


순간 눈부신 빛이 또 나를 감쌌다.




"으아 눈부셔!"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다시 왕국에 있었다.

대왕 폐하와 왕국 인형들이 놀란 표정으로 나에게 달려와 물었다.


"보좌관님, 괜찮으세요?

빛이 나더니 갑자기 사라지시고..."


"그게... 신께서 나를 불렀네. 코코 때문에.

코코가 인간계에 수련을 하러 갔다고 하더군.

대신 작별 인사를 하러 오셨다고 하시네."


"네?"


내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폐하는 나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작게 말했다.


"코코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지? 괜찮다, 우리 코코는 잘할 거야.

워낙 씩씩한 애니까, 인간 주인이랑도 잘 지낼 거야."


"그래, 누구 딸인데! 우리 코코는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나는 여기서 열심히 응원해 줘야지!"


"나도 옆에서 열심히 응원할게!"


"고마워, 대왕 폐하."


사실 나와 대왕 폐하는 인간계 수련 동기생이다.

당시 나의 인간 주인님의 단짝 친구가 자주 인형을 들고 집으로 놀러 오곤 했었는데,

그 인형이 바로 로코 대왕이었다.


우리는 절친한 친구 사이이자, 좋은 경쟁 상대였다.

서로가 서로를 본받아 열심히 인간계 수련을 하다 좋은 성과를 거둬

신께 인정받아 로코는 대왕 자리에, 나는 보좌관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다.


그날 밤, 나는 집에서 홀로 창 밖에 있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코코를 생각했다.


코코, 지금 너는 인간계에서 무엇을 하고 있니?

신께 너의 작별 인사는 잘 받았다.

어린 나이에 벌써 신의 부름을 받아서 수련을 가다니 우리 딸 정말 기특하다.

네가 인간계에서 어떤 인간 주인을 만나 수련을 하게 될지 정말 궁금하구나.

갑작스러운 이별에 많은 아쉬움이 남네.


네가 인간계에서 열심히 수련을 하고 있을 때,

이 아빠는 이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열심히 너의 수련을 응원하고 있으마.

너는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너는 부디... 인간계에


" 잘 다녀와, 코코."




브런치 작가님들,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연두 입니다!

10월 말부터 <언니의 애착인형이 되줄게>를 투비컨티뉴드와 동시에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기준으로 3화까지 업로드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덕분에 제가 쓴 글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어 동시 연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브런치에서도, 투비에서도 저의 글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 될 예정이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연두의 투비로그' : 투비컨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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