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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 취업을 선택하다

대학과 취업의 갈림길

by 연두

"너 대학 어디 쓸 거야?", "나 여기 수시로 넣어보려고.", "아 수능 등급 최저 맞춰야 하는데..."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아이들은 다가오는 수능을 위해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공부에 매진하며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물론 내 친구들도 그랬다.

정시를 위해 하루 종일 독서실과 도서관에 박혀 공부하는 친구, 수시 전형으로 넣고

면접 준비를 하는 친구 등등 여느 고3 못지않게 학창 시절의 마지막 시절을 보냈던 거 같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다르다. 나는 내 친구들과 여느 고3 친구들이 겪었던 시기를 겪지 않았다.

특성화고 조리과를 나온 나는 대학을 어디 갈지 고민하고 수시 정시 전형을 고민하는 것이 아닌

대학진학을 할 것인지, 취업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했다.


특성화 고등학교의 경우 수능을 보지 않아도 되지만 대학진학과 취업의 길이 모두 열려있는데,

대학진학의 경우 수시 학생부 전형으로 넣을 수 있었고(이건 인문계도 마찬가지지만), 취업을 한 이후에도 3년 동안 일하면 '특성화고교졸재직자특별전형'이라는 특별 전형으로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취업의 경우에는 학교와 mou 계약을 맺은 취업처로 연계되어 현장실습 과정을 거쳐 정직원 전환이 되어

그곳으로 취업을 할 수 있었다.


대학진학의 길과 취업의 길은 완전 정 반대의 길이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했어야 했다.

처음의 나는 대학을 가려고 했다. 학교 시험이 쉬웠던 탓에 내신을 올리기 쉬웠고

나 같은 경우 요리도, 요리 자격증도, 공부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요리를

잘 못해서 공부만큼은 정말 잘하고 싶었다.) 셋 다 놓지 않고 열심히 해서 생기부를 채워갔다.

그렇게 내가 가고 싶던 대학에 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생각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은 계기가 생겼다.


고등학교 2학년 막바지, 실습 시간에 선생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고등학교 때 조리과를 간 아이들이 대학교에도 조리과를 가면 중도 포기율이 높아진다.

고등학교 때 배운 거랑 똑같은 걸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거든. 신중히 생각해."

"그리고 대학이 꼭 정답은 아니야."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대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가고 싶은 학과는

요리가 아니라 제과제빵인데, 학교에서도 배우기는 했지만 요리보다는 배운 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대학에선 더 많이 접하지 않을까 하고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제과제빵도 배우기는 했으니까 같은 맥락이면...? 또한 나는 남들보다 배우는 게 느렸기 때문에 요리와 실습실 생활에 적응하는 데 매우 오래 걸렸다.

그래서 차라리 그럴 바엔 취업을 먼저 해서 실전에 빨리 들어가서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이후로

나는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완전히 뒤 바뀌었고 3학년 올라가서 취업반에 들어가 열심히 취업과 면접 준비, 포트폴리오를 만들었고 그렇게 학교에서 꽂아준 취업처인 마카롱 공장으로 3달간 현장실습 과정을 거쳐 실습생에서 정직원으로 전환되어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학교에서 꽂아준 취업처를 처음 시작으로 약 4년 동안 4번의 이직을 하였고 지금 5번째 직장에서

6개월째 근무 중이다. 아마도 나와 함께 취업한 친구들 중에서 짧은 시간 안에 내가 제일 이직을 많이 했을 것이다. 나도 이직은 너무 자주 하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하지만 프랜차이즈카페, 케이크 공장, 브런치카페, 베이커리카페 등 여러 군데에서 일하면서 매번 새로운 케이스를 겪었기 때문에 얻은 것도 많이 있다. 나는 이 브런치북에서 내가 4번의 이직을 하고 근무하면서 있었던 일들과 경험을 통한 깨달은 점과 반성할 점, 그리고 사회생활에 관한 내 나름대로의 철칙(?)과 우당탕탕한 생존기 썰까지 다양하게 글로 풀어낼 예정이다.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탄탄한 내용은 보장하니 다들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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