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신의 사자가 되다

에필로그

by 연두

21화 언니의 애착인형이 되줄게

<지난 이야기>


쓰레기 통에 들어가고 나서

잠시 뒤, 포그니 왕국으로 가는 포털이 열렸다.


나는 바로 그 안으로 들어갔다.

돌아가는 포털도 처음 인간계로 왔을 때의

포털처럼 매우 길고 빨랐다.


드디어 포그니 왕국에 도착했다.

나는 포털 때문에 조금 어지러웠지만,

오랜만에 도착한 고향의 분위기와 향기에

금방 괜찮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5년 만이네, 우리 집.

정말 오랜만이다! 그리웠어."


나는 빨리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으로 들어오자, 엄마와 아빠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인사했다.


"엄마, 아빠 나 돌아왔어!"


그들은 나를 보자마자,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아빠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오더니,

나를 꼭 껴안으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코코.. 우리 딸 드디어 돌아왔구나..!

정말 보고 싶었어..."


아빠의 말에 나도 눈물이 났다.

"응.. 나도 아빠 정말 보고 싶었어.."


"그때 네가 갑자기 사라져서 얼마나 걱정했었는데..

신께서 네가 인간계로 갔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그때 언니, 오빠들 보다도 한참 어렸던 우리 딸이

벌써 신의 부름을 받아서 수련을 시작하게 되다니

정말 기특해!


인간계 수련은, 잘 다녀왔니?

좋은 인간 주인도 만났고?"


"응! 잘 다녀왔어. 인간 주인님도

정말 좋은 주인님이었어.

우리 주인님은 나를 정말 자기 친동생처럼

소중하게 대해줬어!"


"우와, 정말이야? 우리 코코 정말 좋은 주인을 만났구나! 정말 다행이야!"


엄마는 소파에 앉아서 나랑 아빠의 대화를

한참 듣고만 있다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더니, 나를 꼭 껴안으면서 말했다.


"코코.. 우리 딸.. 잘 다녀왔니..?"


"어..?"


나는 엄마를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인간계에 가기 전부터

엄마에게 받은 상처가 많았기 때문이다.

내가 돌아와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길래

나도 엄마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고 인사만 했다.


그런데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서 안아주니 정말 당황스러웠다. 엄마가 말을 이어갔다.


"우리 딸.. 엄마가 그동안 너무 많은 상처를 줬지?

정말 미안해.."


"엄마.."


"네가 갑자기 인간계로 떠나고 나서,

아빠가 너를 한참 찾으러 다녔었어.

나는 네가 동생들만 두고 갑자기 어디로

사라졌나 화내기 급급했었지.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신을 뵙고 왔다는 거야.

그러면서 하는 말이 신께서 아빠한테

부탁을 하나 하셨다는데,

그게 바로 엄마의 마음가짐을 바꾸는 일이었어."


"응..?"


"그날 이후로, 아빠는 매일 밤마다

엄마에게 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너에게 미안하지 않냐고 이제 그만 우리 코코도 좀 예뻐해 주라고 설득하고 또 설득했어.


나는 네 아빠가 계속 그런 얘기를 하길래

처음에는 그만하라고 화를 냈는데,

어느 순간에는 그동안 내가 정말 우리 코코에게

못되게 굴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어.

그랬는데, 생각보다 엄마가 코코에게

상처 준 날이 정말 많더라.


매일매일 동생들이랑 비교하고, 차별하고.

게다가 네가 5년 전에 말한 대로

나는 너를 동생 돌보는 기계로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나는 그런 나 자신에 충격을 받고,

너에게 수많은 상처를 줬다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지는 거 같이 아팠어..


그래서 앞으로는 우리 코코에게 최선을 다해서 잘해주려고. 그전 몫까지.


코코, 그동안 엄마 때문에 너무 속상했지? 정말 미안해.. 이런 나쁜 엄마지만.. 그래도 용서해 줄래..?"


엄마의 눈에도 눈물이 맺혀있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엄마가 엄청 미웠고, 신께 엄마에게 작별인사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었는데...

5년 만에 만나는 건데도 엄마는 별로 반갑지 않았다.


그런데, 엄마가 눈물을 흘리면서

따뜻한 목소리로 나에게 사과를 하는 걸 보면서

나의 마음 어딘가가 따뜻해졌다.


사실, 예나 언니의 가족을 보면서 많이 부러웠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쓰라리고 아렸는데..

나도.. 사실은...


나도 눈물이 나려고 했다.

마음이 바뀐 나는 엄마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엄마, 울지 마. 잘못한 거 알았으면 됐어.

앞으로 나한테 더 잘해줘!"


"코코..."


"그리고.. 사실은..

나 엄마도 정말 보고 싶었어..."


"코코..!"


나도 엄마를 꼭 안아주었다.


아빠는 우리를 보며 밝게 웃었다.



그러자, 갑자기 우리 집에 크고 익숙한 빛이

감싸지기 시작했다.

그렇다. 수련출정식 때 포그니 왕국에서 봤던 그 빛이었다.


그 빛은 우리 집 전체를 한번 감싸더니, 그 폭이 점점 좁아져서 우리를 향해 가까이 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빛에 감싸진 뒤,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익숙한 공간에 서 있었다.

엄마와 아빠도 내 옆에 같이 있었다.


"어.. 여기는...?"


그 순간, 오랜만에 듣는 신비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신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코코! 돌아왔느냐?"


"신이시여! 정말 오랜만이에요!"


신께서는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엄마와 아빠는 깜짝 놀라서 잠시 그 자리에 멈춰있었다.

신께서 그들의 모습을 보자, 말씀하셨다.


"보좌관, 오랜만일세.

근데 자네는 왜 자꾸 나를 보고 놀라나?"


"아.. 신이시여! 오랜만입니다.

그런데 저희를 또 왜..."


신께서 말씀하셨다.

"왜긴 왜겠나. 당연히 코코에게

내가 제시한 조건을 달성했는지 확인하려고 불렀다.

코코, 기억나는가?"


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네! 기억합니다!"


"그래, 좋다.

그대가 인간계에 가기 전,

내가 그대가 모르고 있는 세 가지 요소를 알아오라고 했었네. 그 세 가지 요소가 뭔지, 알아왔는가?"


"네, 알아왔습니다!"


"그게 무엇인가?"


"정의, 진심, 그리고 성장입니다.


엄마랑 아빠는 나를 보고 놀랐다.

"코코..!"


나의 대답에 신께서는 의미심장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오, 그러냐? 그럼 어떻게 그 요소들을 알아내게 되었는지, 설명해 보게."


"음.."


나는 그동안 언니와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았다.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언니와 함께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중에서 언니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배운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생각하는 동안, 엄마와 아빠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고,

신께서는 여전히 의미심장하게 웃으시면서 나를 지켜보고 계셨다.


잠시 뒤, 설명할 준비가 끝난 나는 약간 긴장되는 마음으로 신께 말씀드리기 시작했다.


"이제, 설명드리겠습니다.

저는 인간계에서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장예나'라는 주인을 만났습니다.

예나 언니는 저에게 동생이 되어달라고 부탁하며, 언니라고 불러달라고 해서

비록 인형과 주인 관계였지만, 루루와 나나 같이

친 자매처럼 지냈고, 정말 친동생 같이 대해주었습니다!


밝고 명랑하고 착한 주인님이었지요.

그런데, 함께 지내는 동안 예나 언니에게 어려운 일이 많이 있었어요.

어떤 한 친구의 이간질로 인해서 반에서 심하게 따돌림을 당하고,

부모님께 좋은 성적표와 좋은 학교에 가야 한다고 강요받았었죠.


이 때문에 늘 웃던 밝은 미소는 사라져 버렸고,

평소의 언니가 아니었어요.

이를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던 저는, 언니 학교에 몰래 따라가서 지켜보기도 하고, 기적이 일어나 인간이 돼서 힘들어하던 예나 언니를 직접 도와주기도 했어요.

거기서 정의를 배웠어요. 다들 언니를 도와주지 않고 지켜보기만 했는데, 제가 언니를 지키기 위해 먼저 나서기 시작하니까, 두 친구가 저를 도와서 같이 나서더군요. 그들도 방관자라, 언니에게 자신들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들은 진정한 친구가 되었어요.


그 후로 1년이 지나고, 우연히 언니 집에 동생들이 오게 되었어요. 제가 없는 동안 많이 컸더군요. 정말 기특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했어요.

언니에게 온전히 받고 있던 저의 사랑이

그들에게 빼앗길까 봐.


그런데, 정말 언니와 그들이 저만 빼놓고 하하 호호 웃는 모습을 보고, 저는 진심으로 질투하고, 그들이 미웠어요. 자신들만의 이야기에 빠지느라, 저는 없는 듯 생각했었으니까요.

저는 기분이 너무 나빠서 그들이랑 다투고,

옷장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들이 그랬던 이유가 저의 생일을 몰래 축하해 주기 위한 준비를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언니와 동생들의 진심을 배웠어요.

저도 너무 화가 나서 옷장에서

그들에 대해서 생각하는 와중에,

저도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고요."


여기까지 말하자, 엄마랑 아빠는 나를 보면서 감탄하셨고, 신께서는 아까보다 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씀하셨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구나.

그래서 마지막 요소는 어떻게 알았는가?"


"언니가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제가 항상 옆에 있었고, 처음에는 제가 주도해서 도와주었지만, 이제는 언니 스스로 깨닫고 어려움을 극복하더군요.

그래서 깨달았어요, 언니가 성장했다는 걸요.

언니가 성장하면서, 저도 같이 성장했어요.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았거든요.


언니는 성장한 덕분에 삶의 행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고, 그렇게 해서 저의 인간계 수련이

무사히 끝나게 된 것 같습니다."


내 말을 끝까지 듣은 아빠는 나에게 오더니 꼭 안아주면서 말했다.

"우리 코코, 정말 많이 컸구나! 정말 기특해!"


엄마도 오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맞아, 정말 기특해, 우리 딸 코코!"


"엄마, 아빠도 참.. 부끄럽게.."

나는 조금 긴장되는 마음으로 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은 나를 여전히 의미심장하게 웃으시며 바라보셨고,

약간의 미소가 섞여있었다.


약간의 정적이 흐른 뒤, 신께서 말씀하셨다.

"코코, 나에게 가까이 오너라."


"네..?"


나는 가까이 오라는 말씀에 조금 무서워졌다.

내가 조건을 달성하지 못한 걸까..

아까보다 더 긴장되었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신께 가까이 다가갔다.


내가 가까이 오자, 신께서 말씀하셨다.

"코코, 인간계로 가서 좋은 주인도 만나고

많은 것들을 배웠구나.

게다가, 기적까지 일으키다니, 정말 대단하구나."


"네..? 그러면 저 세 가지 요소를 잘 알아낸 건가요..?"


"사실 세 가지 요소엔 정답이 없어.

그건 그저 그대를 인간계에 보내기 위한 전제에 불과했네."


"네?"


"내가 그대를 인간계에 일찍 보낸 이유는,

자질이 보였기 때문이네."


"자질이요?"


"그래. 신의 사자가 될 자질."


그 말을 듣고 엄마와 아빠, 나는 모두 놀랐다.

나는 깜짝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신께서 말씀을 이어가셨다.


"그대를 계속 지켜보는데,

그대의 주변엔 늘 밝은 빛이 보이더군.

동생들을 돌보느라 많이 힘들어해도 속으로는 동생들을 챙기는 따뜻한 마음도 보였고.

그래서 나는 그대를 빨리 시험해보고 싶었네.

그대가 신의 사자가 될 자질이 있는 자였는지.

그래서 그대를 불러서 일찍 보내주는 대신

가지 요소를 알아오라고 하고 보낸 거네."


말씀을 계속 듣고 있는데, 아빠가 말했다.

"사실, 우리가 인간계에 수련을 가는 이유는

신의 사자의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

신께서 지켜보시는 시험이기도 해."


"네..? 수련이.. 시험이었다고요?"


"그래. 수련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인형들에게

신께서 포그니 왕국을 이끌 수 있는 관직을 주시지. 아빠처럼!"


아빠의 말이 끝나자, 신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보좌관 말이 맞네. 결론만 말하지. 내가 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시간 이후로 코코, 그대를 신의 사자로 임명한다!"


"네?! 제가요..?"


"그래. 자네는 충분히 자격이 있네.

그대가 알아온 세 가지 요소는 모두 신의 사자가 되기 위한 요소이네.

그 요소들을 다 알아온 것도 모자라서

한 사람의 인생에 기적을 일으키고 행복을 가져다주었으니.."


그러자, 신은 나에게 축복의 빛을 쏘아주셨다.

나는 빛 안에 들어가서 붕 떠올랐다. 아까 전에 본 빛보다 몇 배는 밝고 눈부셨다.


엄마랑 아빠도 눈부셔했다.


빛이 꺼져서 나오자,

엄마랑 아빠가 나를 보더니 깜짝 놀랐다.

"코코.. 너 모습이..!"


그들의 말에 내 몸을 자세히 보았다.

그런데, 내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머리 위에는 밝은 링이 생겼고, 뒤에는 날개가 생기고,

배에는 축복의 빛을 상징하는 별 모양이 새겨져 있었다.

내가 신의 사자가 된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신기해하고 있는데, 신께서 말씀하셨다.

"신의 사자가 된 걸 축하한다.

그대는 앞으로 이곳으로 와서 내 옆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포그니 왕국의 인형들과 인간계의 인간들에게

축복과 사랑을 전해줄 준비가 되었느냐?"


나는 신의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했다.

"네! 준비됐어요!"



To. 예나 언니에게

언니, 나 언니 덕분에 신의 사자가 되었어!

나의 주인이 되어줘서 정말 고마워.

언니는 내 최고의 인간 주인님이었어.


이제 앞으로는 신 곁에서 열심히 보필하면서

하늘에서 언니가 잘 지내고 있는지 지켜볼게.

다음 기회가 있다면, 우리 그때 꼭 다시 만나자!

사랑해, 언니.

From. 코코



브런치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연두입니다!

어느 덧 벌써 두번째 브런치북도 마무리를 짓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 글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다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번 브런치북에 대한 자세한 후기 내용은 다음 연재일인

1월 16일 금요일에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이번 후기는 알찬 내용이 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그럼 다음 연재일에 뵙겠습니다!


오늘 남은 하루도 따뜻하고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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