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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을 알면 금융이 보인다.

by 새로운 습관

얼마전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고객님이 찾아왔다. 대출금 상환을 위해 돈을 모으고 싶다며 적당한 상품추천을 부탁했다. 월급 받고 몇일 지나면 통장잔고가 바닥나 대출금을 상환할 틈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것은 습관 때문이다. 돈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비습관과 저축습관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금융에 있어서도 습관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고객의 다양한 습관을 활용한 금융상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금융산업에서 활용도가 커지고 있는 빅데이터도 고객의 소비습관을 분석한 것이다. 작은 습관이 독자들의 금융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첫 번째는 운동습관이다. 2017년 11월 금융위원회가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보험계약자의 건강관리노력 및 성과에 따라 보험료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는 보험상품 개발이 가능해졌다. 가이드라인 내용을 보면 하루 1만보를 걸으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이나, 만성질환 관리를 잘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이 나올 수 있다. 예를 들면 운동량을 측정해 주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기기를 연동해 가입자가 하루 1만보씩 연간 360만보 걷기를 달성한 것이 확인되면, 다음 해 보험료를 5%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좋은 운동습관만 가져도 보험료 등 금융비용을 낮출 수 있다.


두 번째는 운전습관이다. 금융감독원은 자동차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안전운전을 꼽았다. 보험회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책정할 때 운전자의 사고경력에 따라 할인․할증 등급요율 및 사고건수 요율을 적용한다. 안전운전으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다음해 자동차보험 갱신시 보험료가 최대 13%까지 할인된다. 18년간 무사고경력을 유지할 경우에는 최대 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고 하니 안전운전은 정말 돈이 되는 습관이다.

세 번째는 공과금을 제때 납부하는 습관이다. 휴대폰 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을 성실하게 납부한 실적을 활용하면 신용평가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자격이 달라지고 금리가 차이나니 정말 중요한 습관이다. 납부실적은 신용조회회사(CB) 홈페이지에서 ‘비금융정보 반영 신청’을 하거나 우편·방문·팩스로 제출할 수 있다.


그래도, 금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습관은 저축하는 것이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저축에 대한 관심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저축이야말로 금융의 시작이다. 1964년에 제정된 '저축의 날'이 2016년부터 '금융의 날'로 바뀐 것이 지금의 금융환경을 잘 보여준다. 바야흐로 전국민 금융투자 시대를 맞아 ‘적금’을 대신할 수 있는 상품이 ‘적립식 펀드’다. 매월 일정금액을 특정 증권이나 포트폴리오에 투자해 비용을 평균화시킨 금융상품이다. ‘적금’이든 ‘적립식 펀드’든 작은 돈이라도 꾸준히 모으는 것이 저축습관이다. 가치투자의 귀재인 워런버핏도 신문배달로 번 돈 100달러로 저축하기 시작해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되었다.


상담 후 고객님께 금리가 다소 낮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는 적금을 추천해 드렸다. 대출금 상환재원 마련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이자가 인하되기 하루전날 찾아오셔서 조금이나마 높은 금리를 적용해 드릴 수 있었다. 새로 가입한 적금으로 고객님의 저축습관이 튼튼히 뿌리를 내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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