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ji - Glimpse of Us

바다의 날이 생일인 너에게

by 제이


전 여자친구와 하루를 같이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 노래가 머릿속에서 들렸다. 가사가 내 마음과 같아서. 그래서 헤어졌다. 내가 사랑하는 건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그녀가 계속 생각났으니까.


사랑에 영혼을 팔아본 적이 있다.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말이지만, 현실에도 존재한다. 불운하게도 경험을 통해 배웠다. 사랑의 정의는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정말로 사랑이 맞았냐고 물어본다면 난 부정할 수가 없다. 나는 사랑을 했다.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을지라도. 좋은 사랑이던 나쁜 사랑이던, 사랑은 사랑이다. 그걸 이제야 안다.


처음 그녀를 본 순간 난 얼었다. ‘뭐 저렇게 예쁜 사람이 내 뒤에 앉아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 시선을 지우고 잊혀내려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뿌리치려는 나름의 노력이 있었지만, 좋은 점이든 나쁜 점이든, 그녀를 알면 알수록 나는 더 깊이 빠져들었다. 앨프리드 더글러스를 만난 오스카 와일드의 마음도 이랬을까. 그는 어쩌면 자기 파괴적인 사랑이라는 걸 알았음에도 뿌리치지 못했을 것 같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인생에는 2가지 비극이 있다.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는 것과 얻고야 마는 것.”


그녀는 내게 두 가지를 모두 선물했다. 그리고 내 삶은 비극이 되었다.


그녀의 사랑은 내가 그토록 바랬지만 영원히 얻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녀의 유일한 사랑은 과거의 추억 속에만 있었으니까.


행복했다. 그녀와 함께하는 모든 시간이 행복했다. 나의 행복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그녀와 함께할 수 없을 때, 그녀가 흘리는 웃음과 사랑스러운 눈빛이 내 것이 아니라는 걸 떠올리고 알아차리는 모든 순간이 슬프고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그 모든 괴로움과 비참함을 매일 안고서라도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어쩌면 나는 그녀가 알게 된 새로운 아이스크림 맛이었을지도 모른다. 난 그렇게 가벼웠다.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한다고 고통스럽진 않다. 그런 존재였다, 나는. 가끔 열기에 녹아 손에 흘러내리면 불쾌해지기도 하는 그런 존재. 너무나 가볍고 편리한 사람. 너무 만만한 사람.


그런데도 사랑했냐고? 사랑이라는 말은 내게 너무 녹슬었다. 그만큼 흔치 않은 단어다. 그럼에도 나는 사랑했다 말한다. 완벽은 기대하지도 않았다. 다만 너무 아팠을 뿐이다. 나를 보는 그 눈이 가끔씩 빛날 때, 나는 그 순간에 영원히 머무르고 싶었다. 손이 차가워지던, 따듯해지던 나는 상관없이 그녀의 손을 잡는 걸 좋아했다. 내 손가락을 바꿔가며 장난을 치던 것도 좋았다. 내 감정을 멈출 수가 없었다. 결국 내 영혼을 팔았다. 분명 결말을 알고서도 선택한 길이었다. 나의 책임이다.




무채색 콘크리트 같은 내 세상에 그녀는 향기를 가져왔다. 일랑일랑 향. 항상 그녀에게서 났던 향. 이제는 지독하게 향기로운 향이 되어버렸다. 내 세상에 그 향이 베이게 될까.



난 늘 바다가 좋았다. 오늘은 바다의 날이다.


생일 축하해.


선물은 나의 부재야.





작가의 이전글지워진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