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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May 17. 2024

세상에

벌써 두 시간이...

4시 20분 알람에 맞춰 부엌으로 나왔다. 내 아침 시간을 시작하려고. 어제저녁에 만들어 둔 풀리쉬가 두 배 이상 부풀어 있다. 반죽을 만들어야 했다. 치아바타 레시피를 보고 계량을 하고 반죽기에 돌렸다. 진반죽. 중속으로 십 분이 돼도 이십 분이 돼도 한 덩이로 안 뭉친다. 고속으로 돌렸다. 덩어리가 되어간다. 바시나주 (추가 물)을 조금씩 넣어 반죽하고, 올리브오일을 넣어 반죽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짭짤한 올리브를 넣어 반죽했다. 그 시간이 한 시간이 걸렸다.


부엌에 있는 빨래 바구니에 빨래가 산처럼 쌓여있다. 큰 아이가 자기 방에 있던 철 지난 옷들을 다 꺼내 놓았다. 세탁기로 옮겼다. 얼마 안 넣은 거 같은 데 가득 찼다. 세제를 넣고 돌리고 빨래 건조대에 널어진 빨래들을 걷어 개었다. 다음 빨래 널 자리를 만들어야 하니까.

그 사이 빵반죽을 돌렸었고 한 시간이 지나 빨래 끝 알람음이 들렸다. 빨래를 꺼내와 거실에 있는 빨래 건조대에 널었다. 아이 후드 집업이 네, 다섯 개가 된다. 무겁고 부피 큰 빨래들. 건조대에 무리될까 싶어 무거운 옷들은 작은 철제 건조대에 널었다. 그리고 빨래를 한 번 더 돌렸다. 지금 지- 이익-휙-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6:36분. 밖은 환해졌다. 아주 밝은 아침이 되었다. 내 아침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아침 일기 쓰며 생각할 시간, 몰입해서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지 못한 아쉬움에 이 글을 쓴다.


그 시간을 빵반죽에 한 시간, 빨래 돌리기, 빨래 걷기, 빨래 개기, 빨래 널기, 재활용 분리수거 버리기, 인스타에 아침에 찍은 사진과 함께 글쓰기, 베터에 글쓰기를 하며 또 한 시간을 썼다.


이제 오늘의 스케줄을 다이어리에 대략 적고 책을 읽어야겠다. 독서모임을 위해 읽어야 해서 마음이 바쁘다. 그래서 아침에 빵반죽하며 보낸 시간을 아깝다... 느낀 것 같다. 원인이 여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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