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을 기다리며

당신의 봄날은 언제입니까( 2026/2-14)

by 박윤정


@주제: 봄날을 기다리며---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들던 성황당길을 ---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10여년전, 봄날 공원을 함께 걸으며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의 봄날은 언제입니까? 남편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바로 지금이라고---


남편이 떠난뒤 5년의 세월에 흘렀다. 코로나가 시작된 그해, 암으로 병원에 입원한 남편을 만나기 위해 김해에서 마산으로 시외버스를 타고 울면서 다녔다. 2달 입원후 퇴원을 한뒤, 일주일이 못되어 남편은 나를 두고 저 세상으로 가버렸다. 언젠가 바닷가에서 들은 음악! "레퀴엠"의 가사처럼 "나는 이 외롭고 험한 세상을 그의 사랑없이 눈물을 흘리며 인생길을 가야만 했다" 그리고 내 인생의 봄날은 그렇게 떠나갔다.


남편이 떠난뒤 나는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모든 일상이 무너졌다. 밤에는 남편이 없는 공간에서 덜! 덜! 떨면서 불면의 밤을 보냈다. 그리고 몸의 모든 면역기능이 무너져 음식을 먹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밤이 되면, 네온 불이 휘황찬 집근처 상가를 걷다가 또, 조금 떨어진 해양공원의 바닷가를 울면서 걷고, 또 걸었다.


여름날,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뒤 아무도 없는 캄캄한 어둠속에서 밤늦도록 바다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앉아 있었다. 사는것이 죽는것 보다 힘든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큰병을 얻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딸들을 생각했다. 장성한 자식이라도 부모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리고 인생 살다가 힘들때 기댈수 있고, 하소연할수 있는 친정엄마가 되기로 했다.


그리고, 새로 이사간 동네에서 나보다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할머니들을 만났다. 삐쩍 말라서 돌아다니는 나에게 할머니들은 외로움을 달래줄 강아지를 키우라고 하셨다. 그들의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딸들에게 이야기해 지인의 강아지를 데리고 왔다. 6살된 아이는 2번의 파양을 겪고 온 허약한 강아지였다. 그러나 나는, 나와 닮은 강아지가 오고 부터 마음이 안정되었다. 이때부터 모든것을 강아지와 함께했다. 잠잘때도--- 바닷가 산책을 할때도--- 세월이 흘러, 모든것이 조금씩,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제 남편이 저 세상으로 소풍을 간지도 5년째 접어들었다. 나는 "밤 바다를 헤메이던 돛단배 같은 인생"을 살다가 , 이제는 "나혼자 산다"의 즐거움과 여유를 누리게 되었다. 이제 남은 인생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나의 인생에서 새로운 봄날을 누리며 살려고 한다.


너무나 사랑했던 나의 남편, 때로는 아버지처럼 나를 품어주고, 내 모습 그대로 인정해주었던 남편, 그와 살았던 43년이 나에게는 최고의 축복이었던 같다.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 서재의 책장에는 남편의 "화양연화" 시절의 사진이 있다. 그 속에는 50대쯤 된 남편이 손자를 안고 활짝 웃고 있다. 그렇게, 그렇게, 남편의 봄날은 떠나 갔지만 나는 제 2의 봄날을 꿈꾸며 살고 있다. 지금 나는 내 남편이 살지 못했던 "오늘"을 살고 있기에 ---end---


♡2026년 2월, 명절을 앞두고, 그동안 기록한

글을 정리하였습니다.( 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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