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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마리 May 26. 2023

번외. 시베리아 횡단 열차 가이드

당신이 만약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탑승하기 마음먹었다면 이 글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기차를 예약할 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당신이 탑승하는 그 기차는 길면 일주일 동안 단순히 어느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호텔, 식탁, 놀이터 등으로 변하게 될 테니까.


- 친구, 가족들과 온전한 시간을 보내고 싶으면 2등석(4 좌석), 1등석(2 좌석) 혼자 왔으면 안전을 위해 꼴찌 칸 3등석에 탑승을 추천한다!! (1,2등석은 문이 달려있어 혹시라도 나쁜 일이 생기면 위험을 승무원에게 알리기 힘들다.)

- 조금이라도 깨끗하기 원하면 최신 기차 예약하기

(001부터 100까지 열차번호가 있으며, 번호가 낮을수록 신식기차이기 때문에 시설도 좋고 속도도 빠르다.)

- 좌석번호가 홀수이면 1층 침대 짝수면 2층 침대

(1층 침대는 매일 올라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지만 낮에는 2층 침대를 쓰는 사람과 같이 앉는 좌석을 공유해야 한다. 2층은 똑바로 앉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

- 화장실 옆 자리는 피하기

(화장실 냄새에 민감하지 않고 좌석이 화장실에 가까운 자리에만 남아있으면 어쩔 수 없지만 필자가 해본 바로 추천하지 않는다. 여름이면 특히!! 화장실 문을 열 때마다 냄새가 들어오고 밤에는 화장실을 방문하는 사람들 때문에 잠을 깰 수가 있다.)

- 강아지, 고양이 등 동물을 좋아하면 애완동물이 동반가능한 칸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강아지가 무서우면 동반이 불가능한 칸에 예약하기


여기서부터는 추가로 알고 있으면 좋은 것들이다.


- 열차내부온도는 외부기온과 상관없이 23도~25도 유지된다. 다만 이 온도는 열차가 달릴 때 유지가 가능하다. 역에 잠시 멈추면 에어컨이나 히터가 꺼진다.  

(반팔 위에 후드를 걸치는 식으로 벗거나 걸칠 수 있는 식의 차림이 좋다. 추가로 슬리퍼 하나정도는 챙기는 것이 좋다.)

- 열차 내 식당 칸이 있지만 약 500 루블(한화로 대략 한 가지에 8000원 정도이다.)로 일주일 삼시세끼 먹는다고 생각하면 3등석 가격보다 밥값이 더 나올 수도 배보다 배꼽이 크다. 간편식(전투식량, 컵라면, 커피, 수프, 통조림 등)을 준비해 가는 것을 추천한다. 뜨거운 물은 언제든지 얻을 수 있지만 전자레인지는 원칙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이럴 때는 승무원이랑 친해지자 그럼 전자레인지 사용을 눈감아주어 따뜻한 햇반을 맛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과자, 젤리등도 살포시 추천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열차에 있으면 주전부리가 당기기 마련이다.

- 물티슈, 휴지, 일회용 수저, 멀티 탭은 필수 / 샤워는 필요하다면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노워시 드라이 샴푸도 챙기면 도움은 된다.(그렇지만 그 안에서 생활은 샤워가 딱히 필요 없다.)  일정시간이 되면 불이 동시에 소등되니 추가로 손전등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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