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감 #1 : 나의 배경화면은
내 스마트폰의 배경화면은 자주 변한다.
단조로운 게 싫어서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주 그리움의 대상이 변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하루의 시작과
하루의 끝을 함께 하는 요즘,
배경화면은 나의 기분을 좌우하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나를 기분 좋아하게 했던 순간들
혹은 그런 색감을 가진 사진을
나는 대상으로 삼곤 한다.
최근 이주일 간의 사진은,
이별과 함께 또 새로운 시작을 위해 내실을 갖추고자
이전 커피숍에서 찍었었던,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는
따뜻한 카페라떼를 배경화면으로 삼았다.
아마 그때 친구들과의 그 순간만큼은 불안함도 없었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만이 지배를 했었기에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현재 배경화면은 나의 그리움의 상태를 나타낸다.
그 그리움은 나의 현재의 기분이 된다.
그렇게 살아간다.
누군가의 핸드폰의 배경화면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가족을 해두는 사람,
반려동물을 해두는 사람,
지나간 순간의 사진을 남기는 사람,
무엇이 됐든 그 순간을 기억하고
그것이 꽤나 소중해서 배경화면으로
남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니 어느 누군가의 배경화면에,
나와 함께한 어느 순간이 있다는 것은
내가 그 사람에게 소중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마저 들곤 한다.
그래서인지 나의 배경화면은,
아직까지는 따뜻한 카페라떼를 유지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