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의 역사

- 제1부 홋카이도로 가는 길

by 세상의 창

[제5화] 홋카이도의 역사 – ‘에조치’


여행지를 일본의 홋카이도(北海道)로 정하고서 이것저것 정보가 될 만한 것을 찾아보았다.


여행에 앞서 일본의 역사 및 지리에 대한 공부도 새로이 하였다.


일본열도의 북쪽 끝 섬을 한자어로 ‘북해도(北海道)’라고 쓰고 일본식 발음으로는 ‘홋카이도’라고 부르는 이유는 앞에서 얘기했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북해도(北海道)’ 혹은 ‘홋카이도’라고 부르는 이 북방 섬에는 아이누족이 살고 있었는데, 1869년, 메이지 정부는 이 땅의 옛 이름인 ‘에조치’ (蝦夷地, えぞち)를 ‘홋카이도(北海道)’로 공식 개칭하고 일본의 근대 행정 구역으로 편입하였다.


홋카이도의 역사는 일본 열도 내부의 다른 지역과 성격이 판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누족은 최소 기원전 수천 년 전부터 홋카이도, 사할린, 쿠릴 열도 일대에 거주한 선주민이었는데, 일본 본토의 야요이·고훈 문화와 달리, 사냥·어로·채집 중심의 문화, 독자적 언어, 이오만테(イオマンテ, 새끼곰 제례 의식) 등 고유한 정신세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세 이후는 혼슈 북부의 일본인 상인·무사들이 교역을 시작, 초기에는 무력 정복보다는 교역 관계가 중심이었으나, 교역 독점과 착취가 심화되었다.


또한 러시아 제국의 남하 위협을 막고 북방 국경을 방어하고자 하는 필요성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곳에 사실상 식민지 행정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홋카이도 개척사(使)’를 설치한다.


후일 일본 정부는 1899년 「구토인보호법」을 제정하여 명목상 아이누족 보호를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아이누족의 전통 사냥 어로 금지, 일본식 농업 강요, 일본어 사용 강제 등으로 아이누 정체성 말살하며 홋카이도를 식민지화하였다.


이렇듯 홋카이도 개척은 ‘북방의 주인 없는 땅‘의 개발’이 아니라 ‘내부 식민지화’에 가까웠다고 볼 수밖에 없다.


러일전쟁(1904~1905)을 전후하여 홋카이도는 그 군사적 중요성으로 인해 대러시아 방어의 최전선을 담당하게 된다.


하코다테, 오타루, 삿포로 등이 주요 군사 거점으로 등장하고, 항만·철도·병참 기지 등이 집중 건설된다.


제2차 세계대전기에도 홋카이도 전역의 전략적 위치는 소련과 직접 마주한 북방 방어선과 일본 본토 최북단 방패 역할을 담당한다.


하코다테·무로란에 해군 시설, 군수 공장, 항만 방어, 공습 대비 방공호가 구축되고, 삿포로·아사히카와에는 육군 주둔, 병력 집결·훈련, 대규모 병영과 비행장이 건설, 네무로·구시로 등 동부 홋카이도는 소련 침공 대비 전초기지, 해안 감시·포대 설치와 함께 민간인이 강제 동원되었다.


일본 본토 타 지역과 비교하면, 미군 공습 피해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으나 식량 징발, 강제 노동, 군사시설 확장으로 인한 토지 몰수 등으로 인해 아이누·농민·어민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전후 홋카이도는 군사 요충지에서 농업·자원·관광 중심으로 변화되었으나 아이누 차별은 지속되고 있다. 2008년 일본 국회는 아이누를 일본의 선주민으로 공식 인정한 바 있다.


홋카이도는 일본 본토에 비해 개발이 늦은 지역이었으나, 1972년 삿포로시에서 개최된 동계올림픽이 ‘국제적 관광도시’로 도약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신치토세 공항의 기능이 강화되었고, 고속도로·도심 도로망이 정비되었으며, 지하철 개통 (삿포로 지하철 1호선)과 대형 호텔, 경기장, 관광 시설 건설 등의 인프라가 비약적으로 확충되었다.


홋카이도는 일본 내에서도 뛰어난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현재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로부터 사계절 관광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 마디로 홋카이도의 역사는, 특히 아이누족이라는 선주민과의 관계, 그리고 근대 이후 일본의 북방 전쟁 대비 군사화 과정을 중심으로 보면, 홋카이도는 ‘개척지’이자 동시에 ‘전략 요충지’였음을 알 수 있다.


홋카이도 여행에 앞서 우선 내가 먼저 그 지역 역사를, 있는 그대로 알고 싶었고, 그래서 가까운 시일 내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거나 일본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그걸 참고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홋카이도가 가까이서 우릴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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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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