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인의 나라

- 제1부 홋카이도로 가는 길

by 세상의 창

[제7화] 일본, 장인의 나라 – 쇼쿠닌(職人) 정신!


일본은 장인의 나라(職人の国)가 맞다.


내가 홋카이도 가족 여행에 앞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순전히 '오노 지로의 초밥 인생' 동영상 때문이다. 확실히 그는 초밥의 장인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 얘기는 내가 일본에 가서 직접 '오노 지로 상'을 만나고 나서 (-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 또 일본 현지에서 직접 초밥을 먹고 난 뒤 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장인의 나라(職人の国), 일본

과거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그리고 그 이후 중소기업을 지도하면서, 한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는 넘사벽이 있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다.


그 이유가 바로 일본의 장인 정신에서 오는 기술력의 차이라고 보았다.


당시 우리나라는 제조업 분야에서 많은 핵심 기계나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였다.

주요 금형이나 CNC 공작기계 같은 것들이 그랬고 정밀 베어링, 초미세공정, 특수소재 같은 데서 그랬다.


초정밀 계측기·측정기기라든가, 초정밀 감속기(특히 로봇용), 정밀 구동 부품, 반도체 특수 케미컬/재료(포토레지스트 등), 디스플레이 소재부품(특히 OLED 쪽), 특수강·초내열 합금 등등 여러 분야에서 일본산을 사용하였다.


그러다 보니 대일본 교역은 언제나 입초(入超, ‘수입초과’, 즉 무역 적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무얼 만들어서 해외로 수출하려면, 우선 금형이나 기계가 필요했고, 정밀/특수소재와 같은 많은 핵심 부품을 일본에서 사 와야만 했다. 그러니 일본과의 무역 관계에서는 늘 우리가 파는 것보다 사 오는 게 많았다.


국가 차원에서는 국산화를 지원하기 위한 온갖 정책들을 내놨고 기업들은 기업들 나름대로 수입대체를 위한 기술개발에 매달렸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한국이 일본 소재·부품·장비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도대체 이 기술력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일본 제조업의 장인적 강점은 초정밀 가공·연삭 및 기업/산업 문화의 깊이에 있다. 한 분야만 30~40년 파고드는 기업이 많다 보니 장기적으로 공급·기술이 축적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정밀도’ 보다 생산성을 더 중요시했다. 수율, 속도, 비용 경쟁력에 더 집중했다는 의미다.


또한 일본에는 “장인-중견기업-대기업” 삼각 생태계가 잘 구축된 반면, 우리나라는 “대기업 주도·속도 중심 생태계”였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두 나라 제조업에는 근본적인 기술·철학 및 산업/기업 환경 자체에 큰 차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넘사벽’으로 간주되던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의 국산화 노력으로 일본과의 격차를 빠르게 해소하고 있는 사례도 많으니, 우리나라 기업의 더욱 분발을 기대한다.

특히 우리나라 중소기업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조선(造船) 분야는 한국이 우위

특기할만한 사항은 조선(造船) 분야는 한국이 ‘전면 우위’에 있다는 점이다.

이 분야에서 일본이 가진 기술 중 한국이 넘지 못하는 ‘넘사벽급’ 요소는 거의 없다.


한국 조선산업은 ‘산업 전체 시스템’이 완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형선박(컨테이너선·LNG선·초대형 탱커·해양플랜트)에서 수주·설계·건조·납기·원가 모두 세계 1위 수준이며,


블록 공법, 자동 용접, AI 스케줄링 등 공정 기술 + 대량 생산 체계가 세계 최고다.


거대 도크·크레인·인력 규모, 기자재 공급망까지 전체 산업의 스케일이 세계 유일하며, 기술·원가·납기 3박자를 모두 갖춘 유일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특수 추진장치(고정밀 프로펠러), 연료 펌프·주요 밸브, 고정밀 감속기·자동화 장비 등 일본의 장인 기술이 살아 있는 분야는 있으나, 조선 자체 경쟁력에는 큰 영향 없다.


한국은 조선 ‘산업’ 전체의 경쟁력에서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화제를 돌려,

일본의 쇼쿠닌(職人) 정신!

한 분야에 평생을 거는 ‘평생 기술자’들의 나라, 일본.


이제까지 내 경험으로 미루어, 작은 것 하나에도 혼(魂)을 담는 일본을 나는 ‘일본은 장인의 나라(職人の国)가 맞다’는 결론을 내리는 데 주저하지 않지만, 이번 여행에서 그걸 다시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장인정신#오노지로상#초밥#중소기업#넘사벽#기술력#대일본교역#입초#수입대체#소재부품장비#생태계#국산화노력#한국조선산업#평생기술자

토요일 연재
이전 06화희미한 일본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