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어 만선 깃발

풍어 만선 깃발

by 세상의 창


<풍어 만선 깃발>

- 아버지의 바다


오랜만에 다녀온 고향

부두 횟집 물회 점심 시켜놓고

친구한테 조심스레 묻는다


"요새 고기 좀 잡히나"

그 친구 고갤 떨구며 하는 말,

"고기가 안 난다"


오징어 꽁치 명태

그 많던 고기들은 다 어디로 갔나

친구는 자기가 물횟집 하느라

고길 다 잡아서 그런가 보다고

너스레를 떤다


텅 빈 어판장에 풍어 만선 깃발이

저만치 바람에 펄럭이고

‘어촌에 고기 안 잡히면 뭘 먹고 사노…’


내 아버지가 애써 일군 바다,

그 바다에는 고기가 없다고 한다


만선 깃발이 혼자서 전신을 흔들면서

풍어를 간절히 염원하고

친구와 술 한 배 주고받으면서

보물의 귀환을 간절히 기다리는데


군무를 추던 고기들이 사라진 바다

만선가가 울려 퍼지던 아버지의 바다

그 바다는 아무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