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어 만선 깃발
오랜만에 다녀온 고향
부두 횟집 물회 점심 시켜놓고
친구한테 조심스레 묻는다
"요새 고기 좀 잡히나"
그 친구 고갤 떨구며 하는 말,
"고기가 안 난다"
오징어 꽁치 명태
그 많던 고기들은 다 어디로 갔나
친구는 자기가 물횟집 하느라
고길 다 잡아서 그런가 보다고
너스레를 떤다
텅 빈 어판장에 풍어 만선 깃발이
저만치 바람에 펄럭이고
‘어촌에 고기 안 잡히면 뭘 먹고 사노…’
내 아버지가 애써 일군 바다,
그 바다에는 고기가 없다고 한다
만선 깃발이 혼자서 전신을 흔들면서
풍어를 간절히 염원하고
친구와 술 한 배 주고받으면서
보물의 귀환을 간절히 기다리는데
군무를 추던 고기들이 사라진 바다
만선가가 울려 퍼지던 아버지의 바다
그 바다는 아무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