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서

- '이태리 바다'에 풍덩 빠지다

by 세상의 창

<피렌체에서>


낯선 곳, 처음 발 닿는 곳

그곳에선 유년시절 무수히도 내 코끝을 간지럽히던

바람을 만난다

바람은 늘 속삭였다

새처럼 가볍게 날아서

파도처럼 일렁이는 욕망에 올라타라


오늘 멀리 돌아 이곳 피렌체에 닻을 내리고

꿈에 그리던 두오모 성당 돔을 마주한다

힘겹게 쿠폴라 계단을 올라 부루넬리스키와 만나고

첨탑 꼭대기 황금빛 십자가를 우뚝 세운 메디치를 만나니

두오모는 피렌체의 꽃이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 손을 잡고 함께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낙조를 바라보며 달콤한 키스를 꿈꾼다


교실 한구석 지구의를 끌어안고

하루 종일 밥도 거르고

까까머리 소년이 찾고 찾았던 그것

바람의 유혹을 좇아 여기저길 날아다니던 기억

새는 즐거이 하늘 날고

자유로운 영혼은 미지의 세계를 날고 날았다


오늘 소년은 그저 펑펑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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