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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민경 Dec 24. 2022

월요일을 대하는 직장인의 마음가짐

운명 - 임레 케스테르

미생을 보면 아래와 같은 에피소드가 나와요.


                             내가 무서운 얘기 하나 더 해줄까요? 네?.. 내일 월요일이에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거 같아요. 바로 월요병 인데요. 저 또한 신입사원 시절 역설적이게도 일요일 저녁 8시쯤 하는 개그 콘서트를 보면서 우울했던 경험이 있어요. 그 시간대쯤 부터 우울함이 엄습해 오잖아요. 내일부터 또 시작이구나.. ㅠ 한 주 또 어떻게 버티나...라는 생각에 말이죠.


결국 일년 365일, 52주면 월요일이 일년에 52번을 맞이해야 한다는건데요.직장 생활 20년 한다고 쳤을 때 

20년동안 적어도 1040일을 우울하게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죠.


기분좋은 월요일을 맞이할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요? 인터넷을 뒤져도 우울한 월요일을 극복할 수 있는 많은 팁들이 나오는거 같아요.. 일을 즐겨라, 화요일에 연차쓰기.. 등등의 방법들이 있더라구요..그런데 이런 팁들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거 같지 않고 와닿지도 않더라구요..ㅠ


운명 - 임레 케스테르

이런 저에게 월요병을 이길 수 있도록 도와준 너무나도 소중한 책이 있는데요. 바로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입니다. 운명(1975)은 실제 작가 본인이 경험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자전적 소설 입니다.  유태계 소년이었던 주인공 죄르지는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헝가리 사회에서도 차별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전쟁이 발발하고 아버지가 먼저 노동 수용소에 가게되고, 어린 소년이었음에도 그는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이유도 모른채 수용소라는 곳까지 끌려오게 됩니다.  당시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였지만 수용소에서 모진 노동과 학대를 경험하죠. 이 이야기는 2005년 '페이트리스'라는 영화로 영화화 되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홀로코스트 관련 책들이 있지만 이책은 느낌이 달랐습니다. 바로 작가의 긍정성이 빛나서인데요 ~ 그 유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독일군을을 세련되게 묘사하기도 하고 부헨발트 수용소에 도착했을 때는 가까이에 괴테가 살던 도시가 있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을 부정적으로 그리지 않아요. 끔찍한 수용소 생활이지만 그 안에서 느낄 수 있었던 삶의 소중함, 잠깐씩 느낄 수 있었던 소소한 행복들을 이야기 하기도 해요. 그래서 아이러니하게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오히려 화가 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하는데요..;; 여기서 우리는 시련을 극복하는 힘, 그리고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어떤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더라구요.



삶을 대하는 태도

이 책을 읽으면서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떠올랐습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수용소 안에서 가족을 다 잃고 고된 노동과 학대를 경험했는데요 ~그가 주장하는 로고테라피에(환자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과제) 의하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세 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1)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삶의 의미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시련에 대해  삶의 태도를 선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죄르지가 선택한 것이고 우리 또한 우리의 환경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삶의 태도 입니다.  수용소의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그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며 심지어는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거든요.


"이른 기상으로 처음에는 화가 많이 나지만 이슬 맻힌 촉촉한 여름 새벽과 화창한 하늘, 김이 피어오르는 커피가 곧 화를 누그러뜨렸다."-P159                    


아무리 직장에서 상사가 싫고 동료가 어렵고 짜증나는 일을 해야 하더라도 이유없는 수용소 수감만큼 힘들고 비참하고 억울한 일은 드물것 같은데요 ~ 주인공인 죄르지의 태도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어요. 현재 나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지는 나의 선택인 것이죠. 비극 자체인 수용소에서도 이른 아침 이슬 맻힌 촉촉한 여름 새벽과 화창한 하늘, 김이 피어오르는 커피 한잔으로 죄르지는 화를 누그러뜨릴 수 있었는데, 내가 사는 평화로운 세상과 환경에서 커피 한잔으로 누그러뜨리지 못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하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거든요.


소소한 행복을 즐기기

우울함이 엄습하는 일요일 오후에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월요일 아침 만날 화창한 날씨, 친한 동료들과 수다떨며 마시는 모닝커피 한잔과 같은 소소한 행복을 기대해보는 거죠. 사실 출근한 직장이 있다는 것도 굉장히 감사할 일인거잖아요. 아무리 힘들고 벅찬 일이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강제 수용소보다 더하지는 않을거잖아요. 월요병을 극복하고 싶다면 '운명' 일독을 추천드립니다. 지금까지 월요일을 대하는 태도는 나의 선택이었고, 나의 마음과 태도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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