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달과 6펜스
꿈 찾기 공식
경험이란 바깥의 것이 주어지는 데 따른 나의 반응이라는 점에서 내가 타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일이 선행되야 한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경험인가? 결국 내 안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를 깨달아 현실로 전환할 때 경험은 나에게 유의미하다. 나는 경험을 통해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된다. ~
경험이란 이렇게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내가 바깥으로 드러나게 하는 데 결정적인 동기가 된다. ~
나 자신도 알지 못하고 있는 나를 알기 위해, 새로운 나의 출현을 위해 경험에 나를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 경험이란 나의 잠제력을 탐색하는 실험장이다.-P121 <나를 찾아 떠나는 철학 여행 中>
정말 궁금했어요. 나 자신을 알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도대체 어떤 경험들을 해나가야 하는지 말이죠. 그래서 나 자신을 찾은, 꿈을 이루었다는 몇몇 대표적인 사람들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1) 박찬욱 감독 - 그는 대학교 3학년 방학에 영화 동아리에서 본 앨프리드 히치콕의 영화 현기증을 보고 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게 결심하고 꾸준히 영화계 밑바닥 부터 활동하기 시작한다.
2) 댄서 리정 - 그녀는 초등학교 때 춤으로 장기자랑을 하며, 어떤 특별한 느낌을 받았고, 이 길이 나의 길이라는 확신이 들어 지금까지 해왔다고 이야기 한다.
3) 김슬아(마켓컬리 대표) - 그녀는 평소 고기, 채소 등 좋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마트를 순회하는 버릇이 있었고 마트 이곳저곳을 나디며 불현듯 '이런 불편함이 없는 마트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일상 속의 불편함, 개선점)이 양질의 식재료를 한 곳에서 구입한다는 아이디어와 마켓컬리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다들 평범한 일상 경험 속에서 어떤 특별한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어요.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고 실행에 옮기는데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말이죠. 그렇게 어느 정도 노력이 쌓인후 한방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되는 것 같아요.
헤세는 데미안에서 "자기 안에 없는 것은 결코 자기를 흥분시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경험이 자기 안의 무언가를 깨운다는 이야기일 텐데요. 이런 흥분, 설렘을 제대로 느낀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어쩌면 그런 느낌을 느꼈지만, 애써 아닐거라며 무시하거나,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꿈을 이룬 사람들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어떤 느낌을 받았을 때, 그냥 지나치는 사람과 그 특별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파헤치고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구요. 그렇다면 이런 소중한 느낌. 나의 열정이 무엇인지 알아채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우리는 대부분 정해진 경로를 따라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입니다. 목적 없이 세상에 던져진 나는 항상 무언가의 막연함과 공허함을 느낍니다. 그러다가 고등학생이 되어서 대학에 가면 특별한 먼가가 있겠지~ 대학에 막상 들어가면 직장을 얻으면 좀 괜찮아 지려나? 그렇지만 막상 또 직장에 들어가도 똑같습니다. 그렇다면 결혼을 하고 애를 낳으면? 이런 식으로 정해진 경로에 따르면 자신의 공허함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죠. 그러다 애들까지 다 키우고 인생의 절반 이상이 날라갔는데도 역시나 똑같은 상황입니다. 마치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고와 디디같죠. 그들은 내내 하염없이 언제 올지, 아니 올지 안 올지조차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며 이런 저런 기다림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어쩌면 나타났다가 이미 지나가 버렸지만 알아채지 못한채, 우리도 막연히 수동적으로 그런 어떤 확실한 느낌만을 쫓으며 그 무엇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리얼한 현실이 아닐까요? 좋은 대학이 아니라서, 직장이 벌이가 안좋아서, 결혼했는데 행복하지가 않아서 등등 여러가지 다른 변명들을 대지만 결국 핵심은 자신이 이번 삶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데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우리 자신이 마음속으로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는 물어보지 않았잖아요. 대신 주변에서 '성공한 삶'이라고 말하는 BP사례를 쫓고 있을 뿐이죠.
고고와 디디가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과 같다면 달과 6펜스의 '폴 고갱'을 모델로 한 찰스 스트릭랜드는 늦게라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를 깨닫고 실행에 옮기는 인물입니다. 그는 안정적인 중산층이자 중년의 증권 브로커였지만 어느날 느닷없이 화가가 되겠다고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나가요. 그는 늦게나마 자신의 재능을 깨닫게 된 것이지요. 그는 꿈을 쫓아 경제적으로는 어려운 생활을 하지만 그림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림을 그릴 때 느끼는 행복감과 열정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습니다.
나는 그려야 해요. ~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배기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치고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나오는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P69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 그리고 연수입 일만 파운드에 예쁜 아내를 얻은 저명한 외과의사가 되는 것이 성공인 것일까? 그것은 인생에 부여하는 의미, 사회로부터 받아들이는 요구, 그리고 개인의 권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를 것이다.-P260
스트릭랜드를 사로잡은 열정은 미를 창조하려는 열정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마음이 한시도 평안하지 않았지여. 그 열정이 그 사람을 이리저리 휘몰고 다녔으니까요.-p276
사실 스트릭랜드 처럼 분명하고 확실한 느낌은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사실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너무나도 확연하게 이거다!! 하는 느낌은 못받을 수도 있다는 거에요. 저 또한 그런 사람 중 하나구요. 사실 모든 것을 버리고 나갈 만큼 소중하다 생각하는 일은 정말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일일 수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나를 잘, 아주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약간의 설렘도 놓치지 말아야 해요. 처음엔 아주 미약할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꾸준히 하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사실 몰랐는데요즘 들어 깨달은 사실이 있거든요. 사실 매번 글을 쓰면서 ~ 아 ~ 나는 확실이 글을 쓸 때 너무 설레고, 좋고, ...등등 그런 확실한 느낌을 가지진 못했어요. 하지만 저는 자발적으로 책을 읽고 블로그 등에 글을 쓰는 일을 꾸준히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거든요. 생각해보면 제가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내가 이걸 이렇게 꾸준히 유지하고 있네? 라는 것을 돌이켜 생각해 봤을 때, 저는 제가 작가라는 길에 특별한 열정이 있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고 꾸준히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유심히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게 바로 당신이 깨닫지 못한 열정, 나의 꿈일 수 있거든요!!
강연할 때마다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입니다. 저희 책방에서 박선미 님의 <커리어 대작전> 북토크를 하던 날에도 어김없이 이 질문이 나왔습니다. 한 20대 여성이 네 군데 회사에서 인턴을 해봤지만 끝내 자신이 그 일을 좋아하는지, 자신과 잘 맞는 일인지 알 수 없었다며 어떻게 해야 자긴이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책방 북토크를 진행할 때 가끔 제 의견을 밝히는데 이떄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르는 게 당연하다고, 두 달 인턴을 해보고 어떻게 아느냐고요. 혹시 그분은 마치 첫눈에 반하는 연애 상대처럼 일도 그렇게 만나기를 기대한 걸까요?~
제가 가끔 보는 유튜브 채널 중에 <해그린달>이 있습니다. 센스있는 살림살이 콘텐츠가 주로 올라오는 채널인데 어느 날 '살림은 어떻게 재미있어지는가'라는 콘텐츠를 올렸더군요. 제목에 관심이 가서 동영상을 봤죠. 그분은 재밌는 일을 발견하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을 꾸준히 하면서 재밌어지는 것을 체험하는 거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처럼 처음부터 흥미를 느끼는 일을 만난다면 행운이겠지만, 천생연분이 꼭 그렇게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듯 이 생의 일도 처음부터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시간과 수고를 들여 차츰 익혀가며 겉에선 잘 보이지 않는 그 일의 매력을 알아가는 거죠, 마치 누구 눈에나 이쁘고 잘생긴 사람은 아니지만 만날수록 매력을 느끼게 되는 사람 같다고나 할까요.~
대부분의 직업은 본인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알 수 있고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좋아할 만한 일이 저기 저쪽에 딱 있는데 그게 뭔지 몰라 찾지 못하는 게 아니란 뜻입니다. 이럴 때 <어린 왕자>의 이 구절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의 장미 꽃이 그토록 소중한 이유는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시간 때문이야."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中>
1) 일상의 경험을 통해, (관심이 가는 일, 개선하고 싶은 것들)
2) 가슴에서 열정, 흥분이 느껴지는 것을 알아챌것, (꾸준히 자발적으로 하는 일도 포함!)
3) 셀렘의 크기는 상대적. 약간의 떨림도 소중히. (너무 확실한 느낌만을 바라면 안되는 이유!)
4) 꾸준한 노력과 실행력이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