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상해버린 카레에 대한 단상
저는 평소에 요리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에요. 회사를 다니면서 주말에 대량으로 요리를 해놓고 화요일 정도까지 버티다보면, 그 이후는 시어머니가 아이들을 봐주시면서 더 맛있는 음식을 해주시곤 하거든요.
그렇게 주말 요리를 루틴으로 하다보니, 월요일 화요일에는 주말에 만들어 놓은 국들을 데워놓아야 하는 것도 일상이 되었죠. ㅎㅎ 루틴화된 국류 음식들도 보면 단순해요. 배추국, 미역국, 무국, 콩나물국, 된장찌게, 카레 정도를 주기적으로 만들어놓고 있더라구요.
특히 아이들과 남편이 좋아하고 만들기도 쉬운 카레를 많이 해놓는 편인데요. 당근, 양파, 감자, 고기, 카레가루 만으로 만들 수 있는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잖아요. ㅎㅎ 같은 재료로 카레 가루만 달리하면 다른 맛을 낼 수도 있고, 아이들에게 야채를 먹일 수 있다니~ 가장 가성비 좋은 음식이지 않나 싶어요:D
그렇게 언젠가도 카레를 만들어놓고, 국물이 너무 걸쭉하길래 탈 것 같아서, 빨리 먹어버리자 라는 마음으로 데우지 않고 놔둔 적이 있는데요. 깜박 잊고 있다가 하얗게 곰팡이가 쓸어있는 카레를 발견하게 되었네요 ㅠ
왜 음식을 원래의 상태와 같이 맛있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데워줘야 하잖아요.. 그날 문득 상해버린 카레를 보면서 사람들 마음 역시 그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마음의 온도 역시 주기적으로 데워주어야, 즉 주기적으로 따듯함을 느끼지 못하면 우리들 마음도 곰팡이가 피듯 상해버리고 마는 것이 아닐까요!? 완전히 상해서 복구 불가가 되어 버리면,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들이 찾아오게 되는 것 같구요...
결국 우리에게도 주기적으로 마음을 데워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한 것 같아요. 마음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주기적인 따듯한 말들 말이죠. 결국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요. 내가 당연하게 가깝게 생각하는 누군가에게도 의도적으로 마음을 데워줄 수 있는 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상대방에게 따듯한 관심을 표현하게 되면, 나에게는 좋은 인간 관계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서 '인간관계를 잘 맺는 6가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요. 그 첫번째 원칙도 바로 순수한 관심이더라구요. 즉 주변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야 하는데요. 이런 호기심도 연습이 가능하다고 해요. (이제부터라도 연습 좀 해봐야 겠습니다!!! 불끈@@)
원칙1> 다른 사람들에게 순수한 관심을 기울여라. - P117 <인간관계론 - 데일카네기>
결국 좋은 관계는 결국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관심이라는 건데요. 그런데 어떤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김단님의 '관계력'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정 욕구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대부분의 관계의 충돌은 이 인정 욕구의 충돌에서 나오게 되는데, 상대방의 이러한 인정 욕구를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인정이 가진 희소가치가 상당히 높다고 하구요. 온전히 이해받고 인정받는다는 느낌의 한마디는 갈등 봉합 수준을 넘어 평생 기억하는 고마움으로 간직된다고 까지 이야기 합니다. 가성비가 가장 좋은 한마디가 있다면, 바로 따듯한 한마디로 상대방을 인정해 주는 것 입니다.
사랑과 인정에 대한 욕구를 더 압축해서 말하면 '사랑에 대한 욕구'다. 인정욕구는 사랑 욕구의 유아기 이후 또하나의 변주다. 사랑 욕구는 아기 때부터 시작해서 늙어서 숨이 멎기 직전까지 인간이 한결같이 갈망하는 것이다. 예외가 없다. 욕구의 표현 방식이 세련되어지가너 욕구의 충족 대상이 달라질 수 있지만 총량 자체는 줄지 않는다. 줄어들 수 없다.-P224 <당신이 옳다 - 정혜신>
결국 내가 어떤 상대방에게 주기적으로 관심을 표현하고, 인정해 주는 행위 자체는, 나의 인간 관계까지 좋아지는 시너지 효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로버트 윌딩거의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에서는 행복에 대한 과학적인 증명을 시도하는데요. 결국 행복은 친밀한 인간 관계에서 나온다고 이야기 하거든요. 나의 지속적인 관심과 인정을 통해 좋아진 인간 관계는 결국, 나의 행복까지 연결이 될 수 있다는 거에요. 먼가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 같네요. ㅎㅎㅎ "타인이게 베푸는 따듯한 말(관심) - 친밀한 인간 관계 - 행복한 나" 내가 상대에게 한 만큼 돌아온다는 게 맞는것 같아요. 하루에 한번 이상 따듯한 말 한마디!! 올해 저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어느날 문득 상해버린 카레를 보고나서,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었네요..여러분들도 오늘부터 하루에 한번이라도 가족, 혹은 동료들과 있는 시간에 따듯한 말 한마디씩 건네기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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