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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뒤집어진세계지도 Jun 29. 2021

2021 퓰리처상 - LA 형사사법제도의 총체적 난국

2021년 퓰리처상 ‘사설Editorial Writing’ 부문은 ‘로스 앤젤레스 타임즈’ 지의 로버트 그린 논설 위원이 수상했다. 수상작은 3~4월, 6월, 9월, 12월에 게재된 총 일곱 편의 논설로, <경찰, ‘보석bail’ 제도 개혁, 교도소, 정신건강> 등의 테마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퓰리처 측은 그린의 기사가 로스 앤젤레스 시의 형사사법제도를 ‘명료하고 전체적으로clearly and holistically’ 검토했다, 라고 평가했다.


3월 기사는 판데믹 상황에서 악화되고 있는 교도소 운영 상의 문제점을 짚고 넘어간다. 반면교사 (중국, 이탈리아) 및 모범 (이란) 사례를 언급하면서, 조기 석방, 신중한 체포, 보석금 면제 외에 추가적으로 취해져야 할 조치를 주요 관계자 (판사, 검사, 보안관, 교도소장, 입법자)를 향해 건의하고 있다. 한편, 최근의 판데믹 관련 조치를 ‘좌파 개혁가들’의 정치적 개입으로 간주하는 일부 보안관, 경찰, 검사들의 불만, 그리고 ‘사법 위원회Judicial Council’ 명령을 둘러싼 논란을 소개하면서, 위원회의 절대 다수가 공화당에 의해 임명된 판사 출신이라는 점, 최근의 조치가 기본적인 헌법적 보호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4월 기사는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던 브렛 존스 케이스에 대한 미국 대법원의 재검토 소식을 계기로, 판사는 ‘마법사’가 아니므로 미성년 범죄자를 ‘구제불능'으로 낙인 찍을 판단할 근거가 없으며, ‘구제불능’은 미신과 공포를 가리킬 뿐임을 강조한다. 6월 기사는 1980년대 이른바 ‘크랙 전염병crack epidemic’에 대한 잘못된 대응(‘보건’ 해법 대신 ‘인종주의와 감옥’ 해법)으로 인해 오늘날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 과거의 문제가 다시 반복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9월 기사는 흑인 사망사건에 연루된 ‘보안관 대리sheriff’s deputies’ 총격사건, 그리고 지방 검사 후보 조지 가스콘에 대한 공개지지를 내용으로 한다. 지난 10년의 미국 형사사법체계 개혁의 역사를 나열한 후, 그 다음 단계를 담당할 적임자로 가스콘을 지목하고 있다. ‘뜨내기 출마자carptebagger’라는 비판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조목조목 반박한 후, 가스콘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그리고 현대적인 툴,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 문장은: <우리 신문은 유권자들에게 가스콘을 선택할 것을 권고한다.>


12월 기사는 판데믹에 대한 대응 실패, 경제 붕괴, 조지 플로이드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2020년에 대한 일종의 종합 논평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아니었다', '우리는 실패했다', '우리는 하지 못했다' (“we were not”, “we failed”, “we could not”) 같은 표현의 반복이 미국의 달라진 위상 (‘오늘날 우리는 세계의 빛나는 모범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가 알던 우리의 모습이 아니다.’)에 대한 의기소침한 자평처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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