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그랬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 인생은 아주 불행해질 거란 예감이 들었다.
원인 없는 불안,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던 순간들,
그리고 ‘왜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으로 버텨야 했던 밤들.
그저 사춘기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자주 거울 앞에 서서 생각했다.
“그냥, 평범하게만 살고 싶다.” 키도, 외모도, 돈도. 그저 평균이면 좋겠다고.
중간 정도면 감사하겠다고.
그런 소원을, 참 많이도 빌었다.
그리고 그 소원은 아주 정확하게 이루어졌다.
로또는 그렇게 빌어도 한 번을 안 되더니,
나의 소원은 빌어먹게도 정확하게 이루어졌다.
마치 게임 디렉터가 내 스탯창을 보며,
“음, 이 녀석은 모든 능력치 50점으로 세팅하자.” 라고 말한 것처럼.
내가 그렇게 되길 원해서 그렇게 산 건지,
그렇게 살다 보니 진짜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나는 내가 바라던 ‘평범한 사람’이 되었다. 재능도 애매하고, 운도 애매하다.
뭔가 될 듯하다가도 끝은 늘 흐지부지.
딱 그 정도. 나쁜 건 아니지만 좋은 것도 없는,
게임 캐릭터로 따지자면 직업도 없는 1레벨 모험가.
무기 하나 없이 돌아다니며 슬라임만 잡는, 영원한 초보자.
스킬트리도 없고, 특별한 퀘스트도 없다.
그저 마을 입구를 배회하는, 그런 놈. 어디에나 있는 npc
그렇게 ‘평범하게’— 아니, 흐느적거리며 살았다.
삶이라기보다는 그냥 흘러가는 무언가처럼.
대학을 졸업했고, 적당히 취업도 했다. 그리고 3년이 흘렀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꽤나 불만족스럽다. 신이 소원도 들어줬는데 왜 이러는 건지.
회사에서는 “아, 그 사람 있잖아… 뭐더라, 이름이…” 하며 잊히는 사람이고,
친구들 사이에선 “조용한 편이야.” 라고 설명되는 사람이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런 애매한 위치에 내가 있었다.
책을 읽다가 이런 문구를 보았다. '나는 나로 살아야 한다.'
거기에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구인가?"
"혹시 나는 ‘평균’이라는 이름의 안전지대에 숨어버린 건아닐까?"
"나는 내가 평범하니까 안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그런 생각 때문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건 아닐까?"
요즘, 이런 질문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내 머리를 덮친다. 화장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들기 직전에도.
그래서 결심했다.
사람의 평균이 되지 말자. 나는 평범한 나를 살아가자.
'평범한 나'의 프로가 되자.
나의 일상, 나의 하루에 진심인 프로가 되자.
이건 그런 이야기다.
‘특별한 사람’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렇기에 평범함을 진심으로 만드는 연습을 시작한 사람의 이야기.
Nom Pro.
Normal man의 Professional이 되기 위한 여정.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1레벨 모험가도 결국은, 레벨업을 하다보면 만렙이 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