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2 : 나는 나를 믿는다. 그러나 3일뿐

나는 나를 깨닫는다.

by NOM pro

“너는 너를 자주 믿지만, 꾸준히 믿지 못한다.”
가장 믿는 형이 던진 이 한 문장 앞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운동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나 진짜 달라졌어”라고 확신하던 나.
글쓰기를 이틀 해놓고 “나는 작가 기질이 있어”라고 착각하던 나.
그리고 매번 “이번엔 진짜 할 거야”라고 다짐하면서도 똑같이 무너졌던 나.

나는 순간적으로는 나를 잘 믿는다.
무엇이든 시작할 땐 “나는 순수하다”, “나는 열정적이다”라는
자기 최면을 걸며 밀어붙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열정은 조용히 사라진다.
끝까지 해내지 못한 일들 앞에서, 나는 스스로를 오래 믿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나를 못 믿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시작은 빠르지만 유지가 안 된다. 작심삼일!
운동이든 글쓰기든 루틴이든, 시작은 늘 폭발적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고, 하루 3시간씩 몰입한다.
이미 성공한 사람처럼 스스로를 칭찬한다.

그러다 4일째엔 “오늘은 좀 피곤해, 그리고 이만하면 쉴만해.”, 5일째엔 “감정이 무거워요”라며 휴식을 허락한다. 그리고 그 휴식은 영원한 휴식으로 이어진다. 안녕 나의 많은 기회들.

신뢰는 반복에서 오지만, 나는 아직 그 문턱을 넘지 못한 사람이었다.

둘째, 완성이 없다.
내 노트북엔 ‘초안’, ‘준비 중’, ‘계획 중’이라는 폴더가 수두룩하다.
강의안 초안, 반만 쓴 글, 절반만 작성된 루틴표.

완성된 결과물을 거의 만들어본 적이 없다. 결과를 보지 못했기에, 나 자신을 신뢰할 근거도 없었다.

셋째, 자책 루프가 반복된다.
“나 또 미뤘어요.”
“감정에 또 휘둘렸어요.”
“근데, 이번엔 진짜 할 거예요.”

반성은 날카롭고 진심이지만, 실행은 작고 느리며 금세 무너진다.
반성에 머무른 채, 실행은 늘 ‘내일’로 미룬다.

자기 신뢰는 실행 없이는 절대 생기지 않는다. 나는 그 단순한 진실을 반복해서 외면해왔다.

나는 나를 믿을만한 근거가 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나는 어떤 외부적 요인이나 작은 요인으로 이룰 수 없는 루틴들을 만들고 있었다.

- 매일 1시간 운동 → 늦잠, 약속으로 포기.

- 하루 30분 명상 → 5분 밖에 하지 못함.
이런 지키기 어려운 루틴을 만들고 지키지 못했다며 자책하는 습관을 바꾸기로 했다.

- 운동은 헬스장에 가기만 해도 성공. 이후에는 컨디션에 따른 운동

- 명상은 5분/그 이상은 보너스다.

처음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하지만 3일째 되는 날, 헬스장 문 앞에 선 나는

“이미 왔으니까”라는 말과 함께 1시간을 운동했다.
명상도 5분만 하려다 “기분 좋은데?” 하며 15분을 앉아 있었다.


이것이었다. 완벽한 실행이 아니라, 실패할 수 없는 시작을 만드는 것.

거창한 계획으로 3일 불태우는 것보다, 작은 실천을 30일 쌓는 편이 훨씬 강력했다.

그리고 거창한 계획보다 덜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이미 하는 사람이었다.



운동한지 6일째가 되던 날, 감정이 아닌 데이터로 말하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6일 연속 운동한 사람이되었다. 그리고 6일 연속 운동한 사람은 쉽게 7일 연속 운동을 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결국 자기 신뢰는 의지가 아니라, 쌓인 루틴, 완성된 결과,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에서 나온다.


나는 나를 믿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오래 믿을 것이다.

레벨2는 화려한 도약이 아니다.
‘실패할 수 없는 오늘’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
하루는 정말 헬스장을 가기만 할 수도 있다. 하루는 어쩔 수 없이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쉬운 습관을 다시 하는 것은 어려운 습관을 하는 것보다 더 쉬울 것이다.


나는 레벨2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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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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