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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패맨 Jul 16. 2024

사랑에 가장 가까운 형태

웹툰 수희0

사랑의 핵심

 사랑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해서 어느 누구도 사랑을 완벽히 정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은 받는 것보다 받아들이는 것에, 계산 없이 주고 아무 기대도 바라지 않는 것에 가깝다는 건 진리다. 그리고 내 생각에 이것은 모든 종류의 사랑에 포함된다. 그것이 부모 자식 간이든, 연인간이든, 친구 간이든, 력한 무언가에 대해거든. 하지만 당연하게도 이것은 굉장히 어렵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내가 사랑하는 무언가에게 아무것도 아무 기대도 바라지 않는 게 가능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부모는 자식에 대한 욕심에 기대를 하게 되고, 자식은 부모가 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다른 부모와 비교하고, 연인은 시간이 갈수록 서로의 부족한 면을 찾고, 친구는 친구의 또 다른 면에 실망하게 되고, 좋아서 시작해 노력한 일에 대가가 따르지 않자 실망한다.

 떤 대상에 대한 사랑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 욕심이 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더 높은 수준의 사랑을 하고 싶다면 늘어나는 사랑만큼 늘어나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 간극에서 오는 고통의 깊이만큼 사랑할 수 있는 수준이 커지는 법이다.




자기희생

 토사구팽. 토끼를 다 잡았으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요긴한 때는 소중히 여기며 쓰다가 쓸모가 없게 되면 천하게 생각하고 쉽게 버린다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이것동물을 비유로 한 사자성어이지만, 오히려 사람을 대상으로 더 많이 쓰인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소중했던 사람이나 관계를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거나 더 좋은 것이 나타났다는 이유로 내쳐버리곤 한다. 내친다기보다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더 이익이 되는 쪽을 생각해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고, 남보다도 나를 사랑하도록 설계된 생명체이기 때문이.

 하지만 인간은 본능대로만 설계된대로만 사는 동물이 아니다. 조직과 사회를 위해 개개인이 협동하고 희생하며, 추상적이고 무형인 것에 스스로보다 더 큰 가치를 매기기도 한다. 매 순간 살아있기 위해 스스로에게 100% 최선을 다하는 생명체가 자신의  목숨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한다는 사실은 어찌보면 존재부정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그 본능을 거스르고 올라가 더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기 위해 움직인다(그렇기에 인간은 발전했다). 의리, 정, 정의, 우정 등 인간이 추구하는 추상적인 것들 중에서 단연코 가장 꼭대기에 있는 것은 '사랑'이다.

 인간은 사랑을 위해 본능을 거스르고 희생을 마다치 않는다. 더 나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망, 혹은 사랑이라는 정신병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슨 이유가 되었든 간에 높은 수준의 사랑(육체적 본능적 사랑은 당연히 가장 낮은 수준의 사랑)을 한다는 것은 생명체로서 역설적이게도 자기희생을 한다는 뜻이며, 이것은 다시 생명을 발전시키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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