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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패맨 Jun 07. 2024

패배가 두렵지만 도전하는 마음

도전 자체가 의미 있는 삶.

3번째 도전

 2022년 구술에서 떨어지고, 2023년에는 실기에서 떨어진 뒤, 2024년 올해 다시 필기시험을 치렀다. 한 번 치렀던 필기시험이라 안정권에서 무사히 통과하였고, 이제 다시 실기 및 구술시험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대전, 대구를 거쳐 이번 시험은 경북 영주시까지 올라가야 하는지라 위치상 꽤나 부담이 지만, 무려 복싱전용훈련장에서 시험을 치르는지라 선수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언제 이런 곳에서 복싱을 한 번 해보나 싶어 내심 기대가 되기도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고 성공에 가까워지게 만드는 디딤돌이라지만, 그 실패가 쌓이고 쌓이면 사람은 자신감을 잃게 된다. 성공을 통한 자신감 상승이 다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그리듯이, 실패를 통한 자신감 저하 역시 다시 실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그려다. 나의 경우가 그렇다. 시합은 4전 4패, 시험은 2전 2패. 이걸 고치면 저게 안되고, 저걸 신경 쓰면 다른 게 또 안 됐다. 개인적으로 살면서 경험하 노력해 본 일 중에서 복싱이 가장 고된 것 같다(괜히 ESPN에서 가장 힘든 운동으로 뽑힌 게 아니다). 운동으로도, 일로도, 시합으로도, 시험으로도 여간 보통 일이 아니다. 끊임없는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체력+지도력을 위해 요구되는 튼튼한 신체와 활달한 성격+타격으로 뇌가 흔들리고 눈앞이 캄캄해져도 침착해야 하는 정신력+추상적이고 까다로운 상대평가. 일반인이 나도 이렇게 힘든데 복싱을 전문으로 하는 복싱선수들이나 지도자들과연 얼마나 힘들지 상상하기조차 싫을 정도다.

 



도전에 그 의미가 있다
사진 출처 : peing.net

 혹자가 말했다. 생활체육복싱대회의 목적은 우승이 아니라 그 무거운 부담감을 이겨내고 도전하는 데 있으며 맞고 패배할지 언정 용기를 내지르는 것에 있다고. 백번 맞는 말이다. 우리는 선수가 아니라 생활체육인이다. 밥 먹고 복싱만 하는 사람보다 체력이 약하고, 기술이 부족하고, 복서로서의 정신력이 약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개인의 일과 일상이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고 용기를 내어 노력하고 도전하고 부딪힌다는 것 자체가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심지어 그게 단순 재미의 영역을 넘어 신체와 정신이 망가지는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일이라면 더욱 대단한 일이다. 그렇기에 잘하는 사람이 도전하는 것보다, 잘 못하더라도 도전하는 사람이 더욱 아름다운 법이다(물론 더 잘하는 사람이 멋지긴 하다. 잘하니까..). 나도 무언가를 잘해봐서 알지만, 잘하는 사람이 자신이 잘하는 것을 노력하는 것은 못하는 사람이 그것을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재밌는 일이다. 잘하는 사람의 노력은 사실 노력보다도 재미와 좀 더 가깝다. 왜냐, 노력한 것이 실전에서 금방 그리고 쉽게 발현되다 보니 재밌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일이 있다면, 패배하고 무너지고 좌절할지 언정 신체와 정신이 버틸 수 있는 곳까지는 한 번쯤 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다. 물론 그까지 간다고 더 대단하고, 안 간다고 덜 대단하다는 것이 아니다.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여러 번이든, 일단 두려움을 안고 용기를 내어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개인의 삶에 있어서 훌륭한 자산이다. 나 역시 도전하고 깨져봐서 안다(물론 도전해서 잘된 일보다 깨진 일이 훨씬 많다).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맨땅에 헤딩인 것 같다. 불평등하고, 불공정하고, 때론 억울하고, 때론 너무하단 생각도 들고, 도저히 계속해야 할 일인지 중단해야 할 일인지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저 도전 그 자체에 분명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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