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환절기

(21.10.09)

by 김옥미

먼지가 물수제비처럼 갈려나가고

회전으로 멈추는 선풍기의 날개가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육체를 위한 화해를 마련한다


맥없이 엉키는 손톱은

마주한 소용돌이를 움켜쥐는데

커튼자락에 일렁이는 절정만큼

내일을 모르고 화목하다


이불조각을 어금니로

관계없는 절정을 덮어버리려고

태어난 경위를 알고 싶지 않아

오늘을 재떨이처럼 내리꽂는다


밤마다 계절은 화해하고

새들이 전선을 떠나야 할 때

아이들은 전장으로 가정을 매고

교성을 지르며 집을 나선다


먼지는 물수제비처럼 갈려나가는데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아이들은 낙엽으로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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