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5.04)
몇일전 길을 걷다가
귀퉁이 바닥에
시루떡과 바나나우유와 크림빵이
정갈하게 놓여진 걸 보았다.
바나나우유는 뚜껑이 뜯어져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는 제사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혹시 이 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게 아닐까.
소소한 제사상으로 추모한 흔적은 아닐까.
도처에 죽음은 널려있다만
죽음은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전시되고
마치 우리 일생에는 이루지 못할 무엇인 것처럼
어떤 캐릭터나 서사로 소비되는 것 같아서
쉬이 마음이 아프기 어려워진다.
죽음이란 뭘까.
애도란 뭘까.
그런 질문에서 삶을 다시 마주하는 것일텐데,
그저 왜 죽었나. 얼마나 곡절했나.
그런 사연들에 감응하려는
많은 생들이 나는 더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