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1.29)
홀덤을 좋아한다.
게임 자체를 좋아한다.
낮은 패로도 내가 이길 수 있고,
좋은 패로도 내가 질 수도 있다.
남는 건 통찰력이 있는 베팅 기술과
사람들의 패를 읽는 관찰력이다.
그 긴장감이 좋다.
인생 살이를 예로 들자면,
내가 좋은 패를 들고 있는데
상대방이 올인을 했고
나는 올인을 받고 싶은 상황이 올 경우
나는 고민할 것이다.
이 패로 내가 졌을 경우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과,
그를 위해 내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있다는 것,
그리고 올인으로 졌다는 정신적 데미지.
그러한 게임 자체가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살면서 우리는 좋은 패를 들고도 지고
낮은 패를 들고도 이긴다.
트라우마를 가지게 될 수도 있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게 되는 실수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 두려움 때문에 삶을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선택권이 있다.
올인을 받지 않을 권리.
상대가 올인한다고 해서,
내가 좋은 패를 들고 있다고 해서,
당연히 올인을 할 필요는 없다.
내가 나로서 그 판에 존재한다면
언제든 패는 다시 돌아올 것이고
나는 내 페이스대로 게임을 진행해나가면 된다.
스스로, 나로서, 이미 좋은 패라는 걸 알고 존재한다면
각오라는 이유로 나를 몰아넣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나아가면 된다.
나 자신은 어디 사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나 자신을 놓지 않는다면 나라는 사람은 계속 좋은 패다.
올인 했는데 내 패가 지면 어쩌지?
올인해서 내가 다시 칩을 구해야 하면 어쩌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부담을 어떻게 버티지?
다시는 이 패가 나에게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지?
다 괜찮다.
살고자 하면 나의 삶은 내 곁에 계속 있다.
언제나 나의 존재가 가장 중요하다.
어쩌면 나는 그걸 깨닫기 위해
홀덤펍에 가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의 존재를 응원하며.
오늘도, 올인 또는 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