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유치하게 만드는 사람
나를 유치하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어디서든 성숙한 모습을 보이려는 당신을 유아 퇴행시키는 사람은 부족한 모습을 보아도 절대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asyours_
이 글을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본 적이 있는데, 머리를 한대를 띵! 맞은 것 같았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만나는 것이 피곤하고 시간이 아깝다. 그러다 보니 보고 싶은 사람만 보게 되는데, 나에게 그 보고 싶은 사람으로 남은 사람들이 바로 나를 유치하게 만드는 사람인 것 같다.
더 이상 내가 괜찮은 사람인 척, 성숙한 사람인척, 어른인 척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한없이 나의 실수와 오류와 부족함을 그래서 궁극엔 유치함을 한껏 보여줘도 나를 무시하지 않고 평가하지 않고 온전히 나로 인정해 주는 사람들. 나는 이제 그런 사람들만을 주변에 남겨두게 되는 것 같다.
얼마 전에 TV에서 독박투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라 두어 번 보게 되었는데,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결혼을 한 혹은 나이가 이제 40대 중 후반 까지든 친한 개그맨들이 여행을 떠나서 여행경비를 걸고 말도 안 되는 유치한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인사이트와 카타르시스는 그 유치한 게임이 정말로 재미있어 보인다는 거다. 언제부턴가 어른이 되고 이 나이에 그런 게임들은 하지 못한다. 할 장소도 없고 할 기회도 없고 어쩌면 사회적 지위와 체면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다들 그렇게 골프에 빠져드는 걸까?) 하지만 그 프로그램은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사람들이 한껏 마음 놓고 유치하게 게임을 하고 노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게임은 가장 유치하고 유아적일 때 재미있으니까.
그렇다고 정말 마냥 나의 행복을 위해 이 나이에 유치해질 수는 없다. 어른이 되지는 못했어도 어른인 척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고 그렇게 보여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그냥 내가 한없이 유치해져도 되는 몇 명의 친구들. 애인. 가족. 그들과의 유치한 농담도 대화 그리고 가끔 게임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정작 제대로 된 어른도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