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 만 29인데 저 취업 가능한가요?

취뽀를 위한 고군분투


어제와 오늘의 기록

1. 컴활 2급 실기를 치렀다.

2. 올리브영 트레이너 지원 관련 조언을 구하다.

3. 세무회계사무소 면접을 보았다.


또다시 우울함이 감돈다.

이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이렇게 글을 쓰며 스스로를 다잡아보려 한다.


요즘의 나는 말 그대로 고군분투 중이다.

용수철처럼 난데없이 옆으로 툭 튀어나가 버린다.

불안과 조바심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흔들리는 난, 줏대 없는 사람.

그 대표적인 예가 위의 '올리브영 트레이너'라고 생각한다. 커리어적 측면에서 확실히 도움 되는 건 맞다.

근데 나랑 맞는 서비스 분야가 아니었다.


친근한 소비재이나, 애정을 갖고 화장품에 소비한 적이 없는 내가 - 사실 실용성을 엄청 따지는 사람 및 돈 낭비 싫어하는 사람이다 - 코스메틱 관련해서 내가 짧은 시간 안에 "관심 있는 척"을 하며 코덕들과 어떤 다른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올리브영 알바 경험조차 없다. 그렇다면 내가 진짜 화장품 산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을까?

쉽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회사에 대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직무상 나의 강점을 어떻게 발휘할지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도 한 것 같은데 ··· (이거 맞나요?)


올리브영 이용층이 다 코덕도 아니고, 나와 같은 사람도 많을 것이라 생각하면 나도 못할 것은 없을 것 같지만, 그냥 자기중심적 생각이겠지.



세무회계사무소 면접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쪽을 전문적으로 할 마음이 사라진 상태인데, 굳이 최저를 받으면서 집에서 1시간 거리의 회사를 다닐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직원 한 명 없이 대표 혼자 운영한다는 사실도 조금은 충격이었다.


역시 사업 확장은 어렵고, 결국 모든 건 ‘영업’으로 귀결되는구나 싶었다.


내일까지 결과를 알려주신다고 했지만, 사실 나는 안 될 것 같다.

그분은 이미 여러 사람을 인터뷰했다고 했고, 나와의 대화에서 어떤 ‘통하는 지점’을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보다 더 간절한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

(물론 나도 일은 간절하다. 그게 문제다.)


요즘 채용 공고를 보기만 해도 자신감이 떨어진다.

각종 자격요건과 우대사항을 보면, ‘저 많은 항목 중 하나라도 나에게 해당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또 자신감이 쭉 떨어진다. 있지도 않은 자신감이지만.


방황이 너무 길어져서, 그게 제일 슬프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 “얘는 뭘 해도 끝까지 못 하네.”

부정하지 않겠다.


그러면서도 내 운세에 마가 낀 건 아닐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에 잠기곤 한다.



좌절 속에만 머물 수는 없다.

결국 모든 것은 나의 선택이고, 나의 책임이다. 미래를 바꾸는 건 나의 태도에 달려있다.
혼자서 끙끙 앓을 바에,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나누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조언을 구하는 글을 올렸다.
이 답변이 오기까지 기다림이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불안이 조금은 해소된다.


꿈은 자주 바뀌었어도, 결국 나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그래서 나는 다시 영어 스피킹을 하고,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고, 이력서를 넣는다.
그렇게 하루의 루틴을 반복하며, 나를 조금씩 되살린다.

그리고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각자의 시기가 있다는 사실, 그 점이 나를 조금은 안심시킨다.


나, 초상-풍경 1890년


내가 좋아하는 당대 미술계의 이단아, 앙리 루소


그는 말단 공무원으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단조로운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늦게 그림을 시작했지만, 그는 퍽 그림에 진지했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적이 없던 그는 아마추어 화가라며 사람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사실주의를 지향했으나 실력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명성을 얻고 부유해지길 꿈꿨던 그는 남들이 비웃어도 스스로를 위대하다고 여겼다.

즉, 소위 '근자감'이 넘치던 사람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품은 훗날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다.

비록 그가 의도한 방향은 아니었을지라도,

그는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대함’에 도달했다.


그리고 나 역시도 그의 환상적인 그림을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조금 실망했던 경험을 솔직히 적어보려 한다.


채용대행사들이 이력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직무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어 보이면 포지션을 제안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실적을 쌓기 위한 절차일 수는 있겠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제안은 지원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럽다.

또, 제안을 받아 수락했으면 지원 과정에 대한 답변이나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기본적인 서비스가 아닐까 싶다. 어떤 경우는 수락했으나 연락도 없었고, 저번에 서류 합불 상관없이 연락 주겠다 해놓고는 아직도 소식이 없다.
이처럼 담당자가 조금만 신경 쓰면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임에도, 현실에서는 무시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인건비 절감 등의 거시적 환경 속에서 용역회사들에게 체계적인 운영을 바라는 건 어려워 보인다.


기준이 없어 정신없이 돌아가기만 한다. 빙글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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