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마지막] 만 29인데 저 취업 가능한가요?

취뽀를 위한 고군분투

'만 29인데 저 취업 가능한가요?'의 마지막 장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전에 이야기했던 면세점에서 합격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그동안 경력직에게 밀려왔던 경험 때문에 이번에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제 열정이 닿았던 것 같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취준이 길어지면 가장 안 좋은 점은 ‘나에 대한 확신’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의욕도 조금씩 사라지고, 고민만 끝없이 쌓여갑니다.

한 발을 내딛는 것조차 꽤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기쁘냐”라고 물으면, 솔직히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지친 상태이고, 익숙했던 생활 패턴에서 벗어난다는 사실만으로도 피곤함이 앞섭니다.

오랫동안 일해야 한다는 현실도 크게 달갑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의욕이 없어도 일단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 맞겠죠.


오랫동안 저를 지켜본 결과 저는 확실히 예민한 사람입니다.
다행인 점은, 그 예민함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더 조심하는 방향으로 발휘된다는 것입니다.
일하면서 느끼는 무거운 감정은 결국 제가 혼자 감당해야 할 몫이기에, 겉으로는 밝게 생활하려 합니다.

저의 불운이 ‘끝없는 방황’이었다면, 제 행운은 ‘함께 일한 사람들 중 나쁜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텃새나 갑질을 경험한 적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복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그런 행운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혹여나 그런 행운이 없더라도 저는 그동안 속앓이를 오래 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유치한 감정싸움에 휘둘릴 생각은 없습니다. 심연까지는 아니어도 꽤 깊은 내면까지 닿아본 사람이기에, 제 관심 1순위는 ‘저 자신’입니다.


12월 1일 첫 출근 전까지는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고, 업무 공부도 하고, 면세점 스케줄 근무에 맞춰 어떻게 루틴을 유지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입니다.

저는 충동적인 성향을 갖고 있기에, 루틴이 특히 중요합니다. 그게 무너지면 회복하는 데 남들보다 훨씬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미리 루틴을 세워보려 합니다.


흠,,, 이제부터 꽤 바쁜 삶을 살게 될 것 같습니다.

바쁘다는 건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합니다.

AI와 같은 기술이 발전하고 그만큼 우리가 어떻게 이러한 tool을 다뤄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와중에 오히려 소수의 사람들은 본질을 탐구하고 또다시 무언갈 창출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도 합니다.

따라서 요즘 일상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가는 것도 이런 복잡한 세상에서 용기를 얻기 위한 것일까요.


일요일에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친절한 기사님을 만났습니다.

승하차하는 승객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밤 9시의 고요한 분위기 때문이었을까요. 생각에 잠기며 저도 모르게 그 기사님에게 이입해보았습니다.

하루 종일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권태로운 순간이 오면 사소한 일도 미루는 성향이 있기에, 그분의 꾸준함이 더 빛나보였습니다.
타자인 저도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분의 가족은 얼마나 기사님이 자랑스러울까요.


익숙한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작은 위안을 받듯,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불평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내 상상이 부르는 불필요한 공포에 지지 않는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며 이렇게 글을 써온 것이 참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특별한 정보도, 대단한 인사이트도 없는 글이었지만 저의 글(일기)을 봐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취뽀를 위한 고군분투를 마치고,

저는 이제 업무적 성장을 위한 고군분투로 나아가려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나의 길고 길었던 시간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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