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죠

직장은 처음입니다.


이 글은 2월 중순에 쓴 것으로 바쁘고 피곤한 나머지 이제서야 검토를 끝내고 게시를 하네요.

역시 뭐든 꾸준히 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네요.


벌써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올린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밀린 일들과 계획했던 일들을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많이 늦어졌습니다.


신입이 다 그렇듯 - 실은 누구나 느낄 법한 감정들 - 적응 기간에 보람찬 순간도 있었고, 때로는 이 일이 맞는지 회의감에 빠지면서 삶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겪었습니다. 또한 사람들과 합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조금 있었고, 평생 들어보지 못한 피드백에 덤덤한 척했지만 크게 동요되었던 순간도 있었지요.


불과 며칠 전, 저는 가슴 철렁이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신입을 대상으로 수습 기간 동안 달에 한 번씩 매니저님과 상담을 진행합니다. 이 시간에 매니저님은 일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지, 무엇을 더 하고 싶은지, 근무는 괜찮은지 등 저의 적응 정도를 살피면서 업무에 대한 피드백을 줍니다.

우선 첫 달, 가장 힘든 건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응대하는 것과 외국인에 대한 공포심이었습니다. 지금도 저와 너무 다르게 생겼고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을 보면 긴장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예전에 비해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어쨌든 첫 달 피드백은 적응 단계이니 고객 응대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는 점이 주였습니다.


그리고 두 달이 조금 지나서 받은 피드백이 바로 앞서 언급한

제 마음을 요동치게 한 그것입니다.


“OO님은 일의 경계가 있는 것 같아요. 내 일과 타인의 일을 구분 짓는 느낌이 들어요.

저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분명 신경 써서 함께 일한다고 생각했는데, 책임자의 시야로는 제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솔직히 이 부분에 대해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우니 이런저런 변명은 소용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저의 성향을 말씀드렸고,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되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회사 최고참인 직장 동료가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OO님, 어제 매니저님이랑 이야기 나누셨다면서요. 근데 무슨 말씀을 하셨길래 매니저님이 OO님에 대한 신뢰가 더 높아졌죠?”

저는 순간 의아했습니다. 피드백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졌던 터라,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죠.

알고 보니 매니저님은 피드백을 대하는 저의 태도를 높게 평가하셨던 것이었습니다.

물론 진짜 변화가 뒤따라야 그 신뢰가 계속 이어지겠지만, 그 짧은 순간에 보여준 태도 덕분에 저는 무사히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어색하고 힘든 순간이 있지만, 무리하지 않고 제 속도대로 꾸준히 적응하려 합니다.

아! 감사하게도 1월에 방문한 고객님께서 저를 칭찬하는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칭찬메일을 요구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작성해 주시는 마음에 따스함을 느낍니다.

이 순간의 기쁨을 잊지 않고,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살아가겠습니다.

(사실 금방 잊고 우울했던 건 안비밀)

일도 그럭저럭 적응이 되었고, 사람들도 좀 더 편해진 점은 다행이라 생각하나, 여전히 소득에 대한 불만족은 어쩔 수가 없네요. 그래도 고정수입이 생기다 보니 예산을 짜고, 그동안 하고 싶은 걸 계획하다 보니 제 미래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더라구요. 아무래도 무일푼 백수 시절에는 마음을 졸이며, 모든 것이 다 잿빛이었는데 현재는 잿빛 사이에 가끔씩 환한 빛을 마주하는 순간들이 있는 것 같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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